[사설] 보수정권의 2년 연속 5·18 참석, 쇼라고 폄하할 일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민주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 90여 명도 총출동했다. 보수정권이 2년 연속 5·18 기념식을 찾은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야권은 "쇼"라고 폄하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윤 대통령은 광주 국립5·18민주묘지 정문인 '민주의 문' 앞에서 가족을 잃은 '5월의 어머니'들을 맞아 함께 입장했다. 대통령이 주요 인사들과 함께 들어가던 관례를 깬 것이다. 윤 대통령은 또 비를 맞으며 과거 보수정당에서 '제창' 문제를 두고 논란이 일었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올해도 끝까지 제창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기념사를 통해 "오월의 정신은 우리를 하나로 묶는 구심체"라며 "우리에게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실천을 명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 통합' 메시지를 통해 오월 정신을 자신들 전유물처럼 정파적 이익에 악용하는 정치권 행태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5·18 민주화운동은 광주 시민들이 신군부의 권력찬탈에 분연히 맞서 싸우다 스러져 간 상흔의 역사다. 자유와 민주, 인권 수호를 위해 목숨까지 내던진 이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은 우리가 기억하고 계승할 소중한 자산이다. 그런 점에서 국민적 합의와 절차를 거쳐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는 노력은 필요하다.
하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년 총선에 맞춰 '5·18 정신 원포인트 개헌'을 반드시 이뤄내자"고 한 것은 정략적 의도가 다분하다. 민주당은 현재 '이 대표 사법리스크' '전당대회 돈봉투' '코인 게이트' 의혹에 휩싸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개헌 카드를 꺼낸 것은 국면을 전환해보려는 꼼수로 비칠 소지가 크다. 야권이 개헌과 극우세력의 '망언'을 문제 삼아 5·18 정신을 계승하려는 윤 정권의 노력까지 싸잡아 매도한 것도 볼썽사납다. 윤 정권이 2년째 기념식을 찾은 것은 그만큼 지역 갈등 해소에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런데도 야권이 윤 정권의 노력에 힘을 보태진 못할망정 발목만 잡는다면 국민 통합은 요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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