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름 바꾸는 전경련, 자유시장경제 수호자로 환골탈태하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한국경제인협회로 이름을 바꾸고 싱크탱크형 경제단체가 되겠다는 혁신안을 발표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961년 전경련 설립 당시 명칭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전경련은 당시 '정치와 관권 지배로부터 벗어나 자주 역량을 조성하는 것'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는데, 이번 혁신을 통해 정경유착의 부정적 이미지를 씻고 자유시장경제 수호자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시장과 국민을 외면한 채 정부와의 관계에만 치중했던 과거에 대한 통렬한 반성을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으로 불신을 자초한 전경련은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기 위해 윤리경영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일정 금액 이상의 대외사업은 이 기구의 점검을 거치도록 해, 권력의 부당한 외압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전경련은 한국경제연구원을 흡수통합해 연구기능을 강화하고, 규제 완화 촉구에 앞장서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일본의 게이단렌이나 미국의 상공회의소처럼 할 말은 하는 경제단체가 돼야 기업들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정책 개발을 선도하고 입법에도 영향력을 미치는 미국의 헤리티지재단과 같은 싱크탱크로까지 발전한다면 경제적 자유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국민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서도 전경련이 할 일은 많다. 신산업 분야 기업인과 젊은 세대를 회장단에 포함하기로 한 것이나,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과 같은 시도도 바람직한 변화다.
문재인 정부 때는 존재감을 찾아볼 수 없었던 전경련은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방미 일정에 경제사절단을 꾸려 동행하고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에 동참하며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간판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혁신안 실천을 통해 자유시장경제를 지키는 든든한 울타리로 환골탈태한다면 경제계 맏형이라는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탈퇴한 4대 그룹을 돌아오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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