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살인사건`...때려 죽였는데도 주범, 징역 17년

공동감금·상해로 징역 4년 6개월 이미 확정

법원 로고 [연합뉴스]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다 자신이 고용한 한국인 프로그램 개발자인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이른바 '파타야 살인사건' 주범에게 2심에서도 징역 17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9부(전지원 구태회 윤권원 부장판사)는 살인, 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39)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또한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국내 조직폭력 조직인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이었다가 태국 파타야에서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던 김씨는 2015년 11월 한 리조트 인근에서 프로그래머 임모(당시 26)씨 머리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김 씨는 공범 윤모씨와 함께 사이트 관리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고용한임 씨가 일 처리가 굼뜨다는 이유 등으로 상습 폭행했다. 이를 못 견딘 임 씨가 국내로 도망가려하자 공항에서 잡아와 감금하기도 했다.

김 씨와 윤 씨는 현지 수사기관을 피해 차로 파타야 일대를 돌아다니는 과정에서 임 씨를 둔기 등으로 마구 때려 살해한 후, 시신이 실린 차량을 주차장에 방치했다.

윤 씨는 범행 이튿날 현지 경찰에 자수했지만, 김 씨는 베트남으로 달아나 2년 가까이 수사망을 피해 다니다가 2018년 4월 국내로 송환됐다.

검찰은 공동 감금과 폭행,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김 씨를 기소했고, 2019년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 6개월이 확정됐다.

증거 보강을 위한 추가 수사를 거쳐 살인·사체유기 등 혐의로 별도 기소된 김씨는 2021년 2월 1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이날 2심 재판부는 원심과 달리 김씨의 일부 구체적인 폭행 행위에 대해서는 증명이 부족하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만, "피해자는 피고인과 윤씨로부터 신체 여러 부위를 무차별적으로 폭행당해 사망에 이르렀음을 인정할 수 있다"며 1심의 형량을 유지했다.

한편, 윤씨는 태국 법원에서 총 1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2021년 사면돼 작년 국내에 강제 송환됐다.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그는 올해 3월 1심에서 징역 14년을 선고받고 항소해 2심 재판을 받는 중이다. 김대성기자 kdsung@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