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애심 전 제주해녀협회장 "일본, 오염수 틀며 무슨 세계유산 심사하나"
윤정식 기자 2023. 5. 18. 17:37
일본이 7월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하면 직격탄을 맞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다가 삶의 터전인 제주 해녀들입니다.
바다가 삶의 터전인 제주 해녀들입니다.
“오염수 바다가 되면 제주에 남은 해녀들은 해고당하는 거예요. 우리도 바다 들어가기찝찝해질 텐데 거기서 잡은 해삼 멍게 전복을 누가 먹겠어요."
JTBC 취재진을 만난 강애심 전 제주해녀협회장은 인터뷰 내내 한숨을 쉬었습니다.
해녀들은 1년 전부터 제주도청 앞에서 시위도 해보고 민원도 넣어봤습니다.
현재 제주 해녀협회에 등록 중인 해녀는 약 2000여명입니다.
물질 경력 45년, 올해 71세인 강 전 회장은 후배들 걱정이 앞섭니다.
"우리는 물질이 취미가 아닌 생계에요. 해마다 줄고는 있지만 올해도 해녀학교에 30~40대 신입생들이 여럿인데 이 사람들 가족은 어떡하냐고요"
"그 말을 어떻게 믿어요. 문제가 없다 해도 '혹시' 모르는 걱정에 소비자는 제주 해산물을 외면할 거고 해녀 가족들은 수입이 끊어지는 거예요."
해녀는 지난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기계 장치 없이 맨몸으로 바닷속 10m까지 들어가 전복, 성게, 소라 등 해산물을 채취하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존재임을 인정받은 겁니다.
제주도는 최근 '제주해녀어업'도 유네스코 세계중요농어업유산 등재도 추진 중입니다. 최근 유네스코 관계자들은 제주를 찾아 실사를 진행했습니다. 소식을 들은 강 전 회장도 이곳을 찾았습니다.
"실사단장이 일본 사람이더라고요. 이때가 기회다 싶었죠. 얼굴을 마주 보고 '해녀 작업장에 오염수를 틀면서 어떻게 유네스코 등재를 심사하냐' 따졌더니 말을 못하더라고요."
일본 오염수 방류를 걱정하는 이들은 해녀만이 아닙니다.
제주 한림읍에서 횟집을 운영 중인 A 씨는 "이제 손님들이 일본산 횟감이 아닌 제주산 횟감을 거부할 것"이라며 "주변 횟집들도 저처럼 장사 접고 다른 업종 준비를 알아보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장 배를 타고 제주 인근 바다로 나가는 어민들도 비슷한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제주도는 수산업 위기대응 특별대책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 이후 도민 지원을 어떻게 할지 대책 마련을 위한 기구입니다.
그러나 해녀 등 제주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생활 중인 이들의 불안감을 얼마나 해소해 줄지는 미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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