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업무지시 강하게 거부하라" 간호협회, 투쟁 참여 독려

정심교 기자 2023. 5. 18. 17:3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김영경 대한간호협회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간호법 제정안 거부권 행사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슬퍼하고 있다. 2023.05.16.

대한간호협회는 18일, 50만 회원(현직 간호사)과 12만 예비간호사(간호대학생)에게 성명을 내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국민과의 약속을 파기한 것이며, 반드시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날(17일) 간호협회는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회관에서 간호사 단체 행동의 방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 현장에서 간호사의 본래 업무가 아닌 행위는 하지 않기로 했다. 이른바 '준법 투쟁'이다.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간호법 제정에 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한 반발이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김영경 간협 회장은 "특히 임상병리사 등 다른 보건 의료 직능의 면허 업무에 대한 의사의 지시를 거부할 것"이라며 "오늘부터 대리처방, 대리 수술, 대리기록, 채혈, 초음파 및 심전도 검사, 동맥혈 채취, 수술 수가 입력 등에 관한 의사의 불법 지시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성명에선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불법 업무지시에 대해 강력히 거부해 달라며 준법투쟁에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간호협회는 성명에서 "허위 주장으로 인한 당정의 건의를 바탕으로 행사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국민과의 약속을 파기한 것이기에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 강력히 투쟁할 것이며, 반드시 그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을 선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간호협회는 그 이유로 "간호법 제정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국민과의 약속이었고, 당정은 간호법에 대한 허위 주장으로 5000만 국민과 50만 간호사, 12만 예비간호사를 우롱했다"고 주장했다. 또 "간호법을 악법으로 몰아서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이르게 한 정치인들을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면서 50만 회원과 12만 예비간호사들도 이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불법 업무지시에 대해 강력히 거부해 달라는 독려도 이어졌다. 이 협회는 "불법에 대해서는 단호히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간호협회는 또 "총선기획단을 조직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약속을 어기는 배신의 정치, 거짓으로 진실을 감추는 파렴치 정치,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 취급하는 가짜정치를 반드시 단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간호법 거부권 범국민규탄대회를 하루 앞둔 18일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회관에서 관계자가 익일 규탄대회에 쓰일 피켓 등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 협회는 한 달간 간호사 면허증 반납운동을 갖고 19일 광화문에서 '간호법 거부권 규탄 및 부패정치 척결을 위한 범국민 규탄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2023.5.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음은 간호협회가 18일, 협회 소속 회원과 간호대학생을 대상으로 배포한 성명서 전문이다.

<대한간호협회 대회원 성명서>

간호법 거부권 행사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습니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국민과의 약속을 파기한 것이며, 반드시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간호법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 행사를 의결했습니다. 이에 대한간호협회는 허위 주장에 의한 당정의 건의를 바탕으로 행사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국민과의 약속을 파기한 것이기에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 강력히 투쟁할 것이며, 반드시 그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을 선포합니다.

첫째, 간호법 제정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국민과의 약속입니다.

간호법은 총선과 대선에서 여야 합의로 출발했고, 여야 모두가 대표발의했으며, 국회법에 따라 무려 2년 동안 4차례 법안심사 등의 적법한 절차를 통해 심의 의결됐습니다. 특히 여당인 국민의힘과는 2020년 4월 10일 제21대 총선 때 간호법 제정을 약속한 정책협약, 2022년 3월 2일 제20대 대선에서 원희룡 선대본부 정책본부장과 간호법 제정을 약속한 정책협약, 2022년 3월 4일 대선캠프 홈페이지에서 간호법 제정을 약속한 "윤석열 공약 위키"가 있었습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간호법은 여야 3당 모두가 발의한 법안으로 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논의한 대로 정부가 조정안을 가져오면 국민의힘은 즉시 간호법 제정이 논의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했고, "간호사분들의 헌신과 희생에 국민과 정부가 합당한 처우를 해주는 것이 바로 공정과 상식"이라고 약속했습니다. 간호법 제정은 공약집에 없으니 정식 공약이 아니라고 옹색한 변명을 하기에는 국회 속기록부터 동영상까지 수많은 증거와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둘째, 당정은 간호법에 대한 허위주장으로 5000만 국민과 50만 간호사를 우롱했습니다.

당정은 '간호법이 의료체계를 붕괴한다', '간호법은 의료인 간 협업을 저해한다', '간호법이 돌봄 사업을 독점한다', '간호법이 다른 직역의 일자리를 침해한다', '간호조무사 학력 차별법이다'는 주장과 함께 심지어 '다른 나라에 간호법이 없다'는 허위 주장과 가짜뉴스에 근거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고, 어제 드디어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그러나 간호법에 다루고 있는 간호사 및 간호조무사 양성체계와 업무범위는 현행 의료법과 동일하기 때문에 당정이 내세운 간호법 거부권 행사의 이유는 모두 간호법 반대단체의 허위주장일 뿐입니다. 또한 미국·일본·독일·영국·캐나다 등 선진국은 물론 대부분의 나라에 의료법과 별도로 간호법이 엄연히 존재하고 각 국가의 보편적 건강 보장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께서 공정과 상식에 근거한 정의로운 결정을 내리실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여당과 정부는 간호법이 위험한 법이자 분열만 일으키는 악법이라는 가짜프레임을 덧씌워 결국 간호법 거부에 이르도록 했습니다. 허위 주장에 근거한 갈등은 실체가 없는 조작된 갈등일 뿐입니다. 그런데 국민을 위한 국가 보건의료정책을 설계해야 할 여당과 정부가 명백한 사실관계를 조작하여 5천만 국민과 전국 50만 간호사들을 우롱하고 농락한 것입니다.

50만 간호사 회원 여러분! 지금까지 함께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간호법 제정을 위한 우리의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간호법 제정 약속 동영상, 협약서, 국회 속기록 등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도 공약집에 없으니 공약이 아니라는 옹색한 변명과 간호법안을 한 번만 읽어봐도 간파할 수 있는 간호법 반대단체의 거짓 주장을 근거로 거부권을 건의한 여당과 정부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대해서 우리는 반드시 저항하고 심판할 것을 선언합니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인해 더 나은 간호와 돌봄을 누릴 권리를 박탈당한 5000만 국민들께서도 무엇이 진실인지 분명히 알 권리가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 그간의 모든 진실을 국민들께 소상히 알릴 것이며, 간호법 제정을 위한 투쟁을 끝까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2021년 3월 간호법이 발의된 이후 지난 2년여 기간 동안 1인 시위, 국회 앞 집회 및 각종 대규모 집회 등은 물론 여러 모양으로 간호법 제정을 위한 활동에 함께해주시고 응원해주신 50만 간호사 회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인하여 간호법안은 다시 국회로 보내졌고 재의를 할 것이나, 다시 의결될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러나 간호법 제정을 향한 우리의 투쟁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그동안 간호법은 국민적 이슈가 됐고, 많은 국민들께서 간호법의 필요성을 알게 됐습니다. 또한 간호법 제정 과정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우리를 지지해주셨습니다. 우리의 소중한 간호법 투쟁 역사는 또 다른 역사를 만들어내는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강력히 추진함으로써 쟁취해 나갑시다!!!

대한간호협회는 간호법을 악법으로 몰아서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이르게 한 정치인들을 반드시 심판할 것입니다. 50만 회원 여러분께서 이에 동참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불법 업무지시에 대해 강력히 거부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불법에 대해서는 단호히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또한 대한간호협회는 총선기획단을 조직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약속을 어기는 배신의 정치, 거짓으로 진실을 감추는 파렴치 정치,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 취급하는 가짜정치를 반드시 단죄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온 몸을 던져 간호법 투쟁에 함께해주신 전·현직 임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긴 투쟁 과정에서 지치지 않고 끝까지 함께해준 직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23년 5월 18일
대한간호협회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