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참가자 노숙 규제’ 언급에 민주노총 “한강 치맥 규제하겠다고 나오는 거 아닌가”

김동환 2023. 5. 1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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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지난 16~17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1박2일 총파업 결의대회를 불법집회로 규정한 경찰을 겨냥해 "윤석열 정부의 반노조 정책 돌격대가 되겠다는 선언"이라고 날을 세웠다.

시는 지난 17일 "건설노조는 총파업 결의대회를 마무리한 오후 8시30분쯤 시청 직원과 경찰 저지에도 노숙을 위해 조합원 1만여명이 서울광장에 진입해 불법으로 점거를 시작했다"면서, "불법점거 후 대량의 매트, 포장비닐 등을 깔고 노숙을 진행해 시민 통행로를 막고 직원 계도에도 일부 조합원들은 음주와 흡연·쓰레기 무단투기 등으로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쳤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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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근 경찰청장, 브리핑에서 “불법집회 전력 단체의 유사 집회 금지 또는 제한”
민주노총, 논평에서 “추모 문화제 참여한 게 무슨 문제가 되는가”
지난 17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노숙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지난 16~17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1박2일 총파업 결의대회를 불법집회로 규정한 경찰을 겨냥해 “윤석열 정부의 반노조 정책 돌격대가 되겠다는 선언”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노총은 18일 논평에서 “헌법에 보장된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현행 집시법이 제한하는 상황에서 무엇이 불법인지 적시하지 못하고, 양회동 열사 죽음에는 묵묵부답”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16일 건설노조 조합원이 참여한 문화제는 10·29 참사 200일을 맞이해 진행된 추모 문화제”라며 “여기에 참여한 것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날 브리핑에서 민주노총의 이번 집회를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단호하게 수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거세게 반발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난 16일 집회를 주최한 장옥기 민주노총 건설노조 위원장 등 집행부 2명과 17일 집회를 주최한 민주노총 집행부 3명을 수사 대상으로 밝히고 있다. 건설노조 집행부 수사와 민주노총 집행부 수사는 각각 서울 남대문경찰서와 중부경찰서가 맡으며,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수사 대상에서 빠졌다.

경찰은 집회 과정에서 경찰의 소음유지명령을 위반하고 집회 주최자 준수사항을 위반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를 이들에게 적용했다. 아울러 경찰의 해산 명령에 응하지 않고 16~17일 모두 신고 된 시간인 오후 5시를 넘겨 집회를 이어간 데 대해서도 집시법 위반으로 보고 수사할 방침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브리핑룸에서 ‘건설노조 불법집회에 대한 경찰청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노총의 집회를 향한 비판 여론은 조합원들이 서울광장과 그 부근 인도에서 노숙한 것과도 맞닿아 있다. 일대를 지나던 시민들은 거리에 쌓인 100톤에 달하는 쓰레기와 인도에서 담배를 피우는 조합원 등의 모습을 보며 눈살을 찌푸린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시가 직접 나서 건설노조에 서울광장 무단사용 등에 대한 변상금을 부과하고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17일 “건설노조는 총파업 결의대회를 마무리한 오후 8시30분쯤 시청 직원과 경찰 저지에도 노숙을 위해 조합원 1만여명이 서울광장에 진입해 불법으로 점거를 시작했다”면서, “불법점거 후 대량의 매트, 포장비닐 등을 깔고 노숙을 진행해 시민 통행로를 막고 직원 계도에도 일부 조합원들은 음주와 흡연·쓰레기 무단투기 등으로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쳤다”고 입장을 밝혔다.

시는 “서울광장은 잔디보수를 위해 진입제한 통제선을 설치했는데도 진입과 노숙으로 잔디를 훼손했다”며,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무단사용 등에 대해 각각 9300만원과 260만원의 변상금을 부과하고 형사고발하겠다고 알렸다.

윤 청장은 브리핑에서 “야간문화제 등을 빙자한 불법 집회는 현장에서 해산 조치하겠다”며 “건설노조와 같은 불법집회 전력이 있는 단체의 유사 집회에 대해서는 금지 또는 제한하겠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소음으로 시민 불편을 초래하는 행위에 관해서는 법적·제도적 개선책 마련을 예고하고, 논란이 된 집회 참가자 노숙에 대해서도 규제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윤 청장은 강조했다.

그러자 민주노총은 “퇴근시간을 피한 야간 행진은 법원의 판단과 처분에 의해 진행됐는데 경찰은 법원의 판단마저 부정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윤 청장의 노숙 규제방안 언급을 놓고는 “앞으로 다가올 무더위에 한강 둔치에서 가족·동료들과 치맥하고 돗자리 펴고 잠자는 것도 규제하겠다고 나오는 건 아닌가”라고 받아쳤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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