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막기도 못해 … 20·30대 채무조정 급증
지난해 전체 신청자 절반달해
20·30대 35%차지 3년來 최대
저축銀 중금리 대출 축소
카드업계도 카드론 줄이며
대출 돌려막기 어려운 상황
경기 불황으로 인해 개인채무조정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특히 20·30대의 채무조정 신청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으로 실질소득이 줄어들자 월 소득이 임금근로자 평균 수준인 차주들까지도 채무조정을 찾을 정도다. 2금융권에서도 대출이 쉽지 않아 '빚 돌려막기'를 할 수 없게 돼 제도적 구제에 기대는 모습이다.
18일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가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월 신복위 채무조정제도 신규 신청자 6만3000여 명 중 20·30대는 2만2000여 명으로 35.4%를 차지했다. 20·30대 비중은 코로나19 위기가 시작됐던 2020년 이후 가장 컸다.
20대 신청자는 2020년 1만4125명에서 2021년 1만4708명, 2022년 1만7263명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다른 연령대에 비해 증가 속도가 가장 빨랐다. 올 1~4월 신청자 중 20대는 8043명으로 이미 지난해 1년 동안 신청한 인원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30대 신청자도 지난해 한 해 동안 3만1202명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는데, 올 1~4월 신청자가 벌써 1만4345명에 달한다. 올해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신청 인원은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신복위에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사람들의 소득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신청자들의 월 소득을 따져보면 '100만원 이하' 소득자가 3만839명으로 전년(4만140명) 대비 23% 줄었지만, 같은 기간 '300만원 이상' 소득자는 6149명에서 1만1435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임금근로자의 평균소득은 333만원, 중위소득은 250만원이었다. 평균 수준의 근로소득이 있어도 늘어나는 원리금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난 셈이다.
2020년까지만 해도 '300만원 이상' 소득자 신청자 수는 총 5753명에 불과했지만 소득구간별로 따지면 신청자가 가장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올해 1~4월 신청자 중 '월 200만~300만원 미만' 소득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1%로, '월 100만원 이하' 소득자 비중(17%)을 넘어섰다.
연체 전이어도 신복위 신속채무조정을 통해 일정 기간 채무상환을 유예하거나 상환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2020년까지만 해도 신속채무조정 총신청자는 7166명에 불과했지만, 올해 1~4월에만 1만4435명이 신청했다.
차주들이 추후 빚을 갚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저신용자나 다중채무자의 경우 더 이상 대출을 받을 곳이 없어 빚을 빚으로 돌려막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2금융권에서도 연체율이 높아지자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공급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이 신용등급 하위 50%에 공급하는 민간중금리 대출 취급액은 올 1분기 1조6685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0% 줄었다. 7개 전업카드사의 올 1분기 카드론 취급액도 총 10조2373억원으로 전년 동기(14조6136억원)보다 30% 감소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20·30대는 중년층, 고령층에 비해 레버리지를 많이 일으키는데 주식, 코인 등 자산 투자에 실패하며 타격이 컸다"며 "경기 침체 국면에서는 젊은 계층의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더 불안정해지기 때문에 실질적인 소득도 훨씬 크게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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