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뺏긴 디스플레이 1위 탈환하자”…삼성·LG 등 65조원 투자
차세대 iLED 시대 본격 준비…‘산·학·연 동맹’ 출범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업계가 중국에 빼앗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2027년까지 탈환하기 위해 65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정부도 1조원 이상의 연구개발(R&D) 자금을 투입하고, 특화단지 조성과 규제를 해소하는 등 제도적 지원에 나선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디스플레이 산업 혁신 전략 원탁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디스플레이 산업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서울 남대문 코트야드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이번 회의에는 이창양 산업부 장관과 김성철 삼성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 윤수영 LG디스플레이 CTO, 김용재 삼성전자 부사장, 박원환 한솔케미칼 대표 등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국은 2004년 일본을 제치고 17년간 디스플레이 세계 1위를 지켜왔지만, 2021년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액정표시장치(LCD)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맹추격에 결국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중국이 42.5%로 1위였고, 한국(36.9%)과 대만(18.2%)이 뒤를 이었다.
업계는 세계 점유율을 50%까지 올리기 위해 2027년까지 정보기술(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 증설, 차세대 디스플레이 연구개발 등에 65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2월 'K칩스법'(개정 조세특례제한법)으로 디스플레이 시설투자 세액공제 비율을 대기업 기준 8%에서 15%로 상향한 데 더해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 기관을 통해 9000억원의 정책 금융을 제공한다. 또 디스플레이 특화 단지 지정을 검토하고, 현재 연 1회 받도록 돼있는 유해 화학물질 취급 안전성 검사를 탄력적으로 2∼4년에 한 차례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관련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
현재 3년 수준인 경쟁국과의 기술 격차는 5년 이상 벌리는 것이 목표다. 정부는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4200억원 규모의 R&D 자금을 집중 투입해 IT용 8세대, TV용 10세대 장비·공정 등 대량 양산 기술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관련 제품의 생산 원가를 낮추고, 한국이 강세인 OLED의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산업부는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경쟁국과 초격차 유지를 위해 OLED보다 더 밝고 수명이 길며, 보다 큰 화면 구현이 가능한 '무기발광 디스플레이'(iLED) 기술 선점을 위한 지원도 추진된다. 산업부는 소재·부품부터 공정, 인프라, 제품 양산까지 전 주기에 걸친 iLED 국내 생산 기반 마련을 위해 약 95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사업을 하반기 추진한다. 이날 iLED 개발 환경 조성을 위해 산·학·연이 참여하는 'iLED 산업 육성 얼라이언스(동맹)'도 출범했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소부장 기술 자립도를 현재의 65% 수준에서 80%로 높여 국산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에 따라 파인메탈마스크(FMM), 노광기, 봉지장비 등 80개 소부장의 자립화가 본격 추진된다. 정부는 여기에 50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 투자를 지원한다.
민관은 또 향후 10년간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도할 우수 인력 9000명을 양성하기로 했다. 패널 기업은 채용 연계형 계약학과를 통해 수요에 맞는 인력을 적기에 육성하고, 정부는 특성화 대학원 개설로 석·박사 인력을 양성하고 학부 전공 신설도 추진한다.
아직 시장 규모가 작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투명 디스플레이·확장현실(XR)·차량용 등 3대 디스플레이 신시장 창출도 혁신 전략에 담겼다. 투명하면서 얇고 가벼워 지하철 스크린도어 등에 쓰일 수 있는 투명 디스플레이, 0.3인치 이하의 XR 기기용 초소형 패널,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형성을 촉진하기 위해 5년간 총 740억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이창양 장관은 "오늘 전략은 정부와 민간이 함께 고민한 결과이자 세계 1위 탈환을 위한 여정의 첫걸음"이라며 "점유율 50% 달성, 기술 격차 5년 이상 등 핵심 목표를 업계와 정부가 힘을 합해 반드시 이뤄내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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