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700만달러 김하성이 WAR 1위인 팀, 3년간 1조9천억 들였는데

김하성이 18일(한국시각)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4회초 바비 위트 주니어의 타구를 맨손으로 잡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김하성이 6회말 득점을 올린 뒤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환영을 받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근래 들어 선수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WAR이 각광받고 있다. 이는 'Wins Above Replacement'의 약자로 대체 선수에 비해 팀 승리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했는가를 나타내는 수치다.

투구, 타격, 수비, 주루를 망라한다는 점에서 포지션에 상관없이 선수들의 가치를 비교할 수 있어 세이버 메트릭스 역사에서 '혁명적'인 지표로 평가받는다. 리그의 수준과 구장과 같은 변수를 보정해 계산에 넣기 때문에 매우 직관적이며 객관적이다.

메이저리그 통계를 대표하는 베이스볼레퍼런스(baseball reference)가 제공하는 WAR을 들여다 봤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1위는 바로 김하성이다. 18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김하성의 WAR은 1.8로 샌디에이고 투타를 통틀어 가장 높다. 2위는 잰더 보가츠로 1.7이다.

이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1.3), 후안 소토(1.2)가 뒤를 따르며, 투수 중에서는 마무리 조시 헤어더가 0.9로 1위, 닉 마르티네스가 0.8로 2위다. 다르빗슈 유는 0.7이다. 김하성의 WAR은 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3으로 가장 크다. 즉 수비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더욱 잘 증명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표에서 알 수 있듯, 김하성이 가장 가치있는 선수라는 게 초호화 멤버를 자랑하는 샌디에이고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올해 연봉은 김하성이 700만달러로 팀내 12위다. 보가츠(2545만달러), 다르빗슈(2500만달러), 소토(2300만달러), 조 머스그로브(2000만달러) 등 초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들의 가치가 김하성보다 아래라는 얘기.

샌디에이고는 이날 펫코파크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홈경기에서 3대4로 패했다. 최근 11경기에서 2승9패를 마크했다.

20승24패로 NL 서부지구 4위로 떨어졌다. 지구 선두 LA 다저스와의 격차가 8경기로 벌어졌고, NL 와일드카드 3위 마이애미 말린스에 2.5경기로 멀어졌다.

유격수 잰더 보가츠가 2회초 마이켈 가르시아를 2루에서 포스아웃시킨 뒤 1루로 던지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8안타와 9볼넷을 기록하고도 9안타와 2볼넷의 캔자스시티에 석패한 것이다.

0-0이던 3회말 1사 1,2루서 타티스 주니어가 유격수 병살타, 0-1로 뒤진 4회에는 1사 만루서 트렌트 그리샴과 오스틴 놀라가 연속 삼진을 당했다. 1-4로 뒤진 6회 무사 만루서 상대의 보크, 계속된 2사 만루서 보가츠의 내야안타로 2점을 만회했다.

하지만 7회 1사 만루서 그리샴이 삼진으로 물러난 뒤 3루주자 소토가 상대투수 아롤디스 채프먼의 투구가 포수 뒤로 빠진 틈을 타 홈으로 들어오다 아웃됐다. 샌디에이고는 끝내 추가점을 올리지 못했다. 득점권에서 8타수 1안타에 그쳤다.

이날 김하성은 3타수 2안타 2볼넷 1득점을 올리고, 수비에서도 빠른 판단으로 3루에서 2루주자를 잡는 등 맹활약했지만, 팀이 져 빛날 수 없었다. 이날 현재 타율 0.235(132타수 31안타), 4홈런, 15타점, 13득점, OPS 0.696을 마크 중이다.

샌디에이고는 올시즌 개막일 페이롤이 2억4900만달러로 전체 3위다. 지구 라이벌 다저스(2억2272만달러)보다 많다. 최근 3년간 대대적인 투자를 벌인 결과다.

김하성이 2020년 12월 4년 2800만달러에 입단한 이후 장기계약을 맺은 샌디에이고 선수는 타티스 주니어(14년 3억4000만달러), 보가츠(11년 2억8000만달러), 다르빗슈(6년 1억800만달러), 매니 마차도(11년 3억5000만달러), 머스그로브(5년 1억달러), 닉 마르티네스(3년 2600만달러), 로버트 수아레즈(5년 4600만달러), 세스 루고(2년 1500만달러), 마이클 와카(4년 2600만달러), 맷 카펜터(2년 1200만달러), 제이크 크로넨워스(7년 8000만달러), 루이스 가르시아(2년 700만달러) 등이다.

이들에게만 14억1800만달러(약 1조8937억원)를 들인 것이다. 투자 대비 결실을 가장 못 내는 팀으로 역사에 남을 수도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