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청장 직위상실 … 4조원대 가양동 개발 재개될 듯
부구청장 권한대행 체제로
공공기여 확대 요구에 중단
CJ용지 인허가 재개 전망
김태우 서울 강서구청장이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 무마 의혹 등을 폭로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확정하면서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이 피선거권을 박탈당하면 당연퇴직 대상이 된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18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구청장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검찰 수사관 출신인 김 구청장은 2018년 12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으로 일하면서 공무상 알게 된 비밀을 여러 차례 언론 등을 통해 누설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구청장이 현직에서 물러나면서 강서구청은 부구청장 권한대행 체제가 됐다. 보궐선거는 10월 11일 치러진다.
김 구청장이 직위를 상실함에 따라 가양동 CJ공장 용지 개발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실상 사업 중단을 주도한 김 구청장이 부재한 만큼 강서구가 재인가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CJ공장 용지 개발사업은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 인근 11만여 ㎡에 삼성동 코엑스 1.7배 크기로 업무·상업·지식산업센터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사업비는 4조원 규모다. 지난해 9월 강서구청 관보를 통해 건축협정 인가 공고가 났지만, 구청이 지난 2월 돌연 취소하면서 허가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구청은 소방시설 협의 미비 등을 표면적인 이유로 들었지만, 실질적으로는 기부채납 확대를 둘러싼 문제가 꼽힌다. 당초 서울시와 시행사는 개발이익의 12.3%를 기부채납하기로 합의했지만, 구청은 공공기여 확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행사를 비롯해 관련 기업들이 사업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 등으로 부담을 안고 있었다. 증권사들이 주관하고 있는 11개 특수목적법인(SPC)의 CJ공장 용지 개발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 금액은 1조3550억원에 달한다. 시행사인 인창개발에 따르면 매달 이자 비용만 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리지론 성격인 조달 금액 중 4300억원에 대한 만기가 당장 다음 주부터 도래한다. 업계와 주민들은 강서구가 해당 사업 재인가 절차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규모 개발사업 중단으로 인한 기업들 손실을 줄이고 지역경제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민사소송의 가처분 절차에 해당하는 행정소송 집행정지 신청을 통해 건축협정 인가를 취소한 강서구청의 행정처분이 뒤집힐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창개발은 4월 말 강서구청장을 상대로 '건축협정 인가 취소의 취소'를 청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아직 집행정지를 신청하지는 않은 상태다. 인창개발과 강서구청은 인허가 절차와 관련해 19일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박만원 기자 / 전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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