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일가족, 어선 타고 南으로 6일밤 귀순 뒤늦게 밝혀져

어선 이용한 가족 귀순 6년만
軍·통일부·국정원, 경위 신문
코로나 이후 탈북 확 줄어

가족이 포함된 북한 주민 일행이 지난 6일 어선을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탈북한 것으로 18일 파악됐다. 가족 단위의 북한 주민이 어선을 이용해 해상으로 탈북·귀순한 것은 공개된 사례로는 2017년 7월 이후 6년 만이다.

이날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군은 지난 6일 밤 서해에서 북한 어선 1척이 NLL로 접근하는 모습을 포착해 감시에 나섰다. 이어 어선이 NLL을 넘어오자 함정을 투입해 검문검색을 했다.

당시 어선에 탄 북측 주민들은 검색차 배에 오른 장병들에게 귀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군은 해당 어선을 인근 항구로 입항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와 군, 국가정보원 등이 참여하는 합동신문을 통해 귀순 의사의 진정성과 탈북 경위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해당 (어선 탈북) 사안에 대해 관계기관에서 귀순 의사 확인 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 달라"고 밝혔다.

이번에 탈북한 주민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일반적인 탈북 경로인 북·중 국경지역 경비가 강화된 것을 감안해 어선을 이용해 남측으로 내려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합동신문 결과 귀순 의사가 명확하게 확인될 경우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에 입소해 석 달간 한국 사회 적응 교육을 받고 사회로 나오게 된다.

최근 수년간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의 급감 추세가 뚜렷해 이 같은 해상 탈북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통일부 관련 통계를 살펴보면 국내 입국 탈북민 수는 2019년까지 1000명대를 기록하다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에는 229명으로 급감했다. 특히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63명, 67명 등 100명 이하로 떨어졌다. 올해 1~3월 한국에 들어온 탈북민은 34명에 그쳤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