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젠 적수가 아냐!' 한국 셔틀콕, 수디르만컵 완벽 8강행의 의미…'한-일전' 완승, 감독의 과감 용병술 통했다

최만식 2023. 5. 1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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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전에 강한 한국 배드민턴이 세계혼합단체선수권에서 청신호를 밝혔다.

김학균 감독이 이끄는 배드민턴대표팀은 중국 쑤저우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세계혼합단체선수권대회(수디르만컵)'에서 조별리그 3전승으로 8강에 진출했다.

특히 한국의 최고 에이스로 성장한 안세영은 세계 1위 야마구치 아카네와의 맞대결 전적에서 6승12패로 열세였지만 이번에 완승을 거두면서 야마구치 공포증을 떨쳐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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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혼합단체선수권에 출전한 한국 배드민턴대표팀 선수단. 사진제공=대한배드민턴협회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이제 일본은 경쟁이 안돼!'

단체전에 강한 한국 배드민턴이 세계혼합단체선수권에서 청신호를 밝혔다. 조별리그 1위로 가볍게 통과하면서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 6년 만의 우승 희망을 높였다. 김학균 감독이 이끄는 배드민턴대표팀은 중국 쑤저우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세계혼합단체선수권대회(수디르만컵)'에서 조별리그 3전승으로 8강에 진출했다.

수디르만컵은 세계남자단체선수권(토마스컵), 세계여자단체선수권(우버컵)과 함께 권위있는 세계선수권 대회로 1989년 시작해 격년제로 열린다. 2017년에 우승한 한국은 2019년, 2021년에 각각 8강과 3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 D조에 속한 한국은 프랑스, 영국과의 조별리그 1, 2차전을 모두 승리한 뒤 17일 '숙적' 일본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매치스코어 5대0 완승을 거뒀다. 이 대회는 혼합복식, 남자단식, 여자단식, 남자복식, 여자복식 순으로 5전3선승제를 적용하는데, 3선승이 결정되더라도 나머지 출전 선수의 경기력 유지를 위해 5경기까지 모두 치른다.

일본은 2016 리우올림픽에서 최초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한국을 넘어 세계 최강 중국을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황금세대가 물러나면서 위력을 잃기 시작했고, 자존심을 구겼던 한국이 '한-일전'에서 강했던 옛 면모를 회복하는 중이었다.

김학균 감독이 안세영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배드민턴협회

이를 제대로 입증한 무대가 이번 수디르만컵이다. 한국은 1매치에 혼합복식 세계랭킹 9위 김원호-정나은조를 앞세워 와타나베 유타-히가시노 아리사조(세계 2위)에 2대1(19-21, 21-15, 21-5) 역전승을 거두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이어 남자단식 전혁진(세계 69위)과 여자단식 안세영(세계 2위)이 세트스코어 2대0 완승 행진으로 승리를 확정했고, 강민혁-서승재(남자복식 17위)와 이소희-백하나(여자복식 세계 5위)도 완승을 이어가며 일본을 대파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 관계자는 "이번 한-일전을 통해 일본은 이제 한국에 무서운 상대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도그럴 것이 한국은 상대 일본 선수에 비해 세계랭킹 하위이거나 상대전적 열세였는데도 모두 반란의 승리를 거뒀다. 특히 한국의 최고 에이스로 성장한 안세영은 세계 1위 야마구치 아카네와의 맞대결 전적에서 6승12패로 열세였지만 이번에 완승을 거두면서 야마구치 공포증을 떨쳐냈다는 평가다.

한-일전 쾌승은 김학균 감독의 '오더(경기 시작 전 엔트리 제출) 전술'이 제대로 먹혀 들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랭킹, 상대전적 열세는 '지나간 과거'라 여기고 '지금 이 순간' 경쟁력 좋은 선수를 선택했다. 서승재-채유정(혼복 세계 5위), 김소영-공희용(여복 세계 8위), 최솔규-김원호(남복 세계 9위) 등 그동안 성과-랭킹에서 더 나은 선수들 대신 김원호-정나은, 이소희-백하나, 강민혁-서승재에게 과감하게 기회를 준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김 감독은 "이 대회는 단체전이다. 이기든 지든 분위기가 살아야 한다. 단합력을 위해 지더라도 팀 분위기를 살려 져야 한다"고 정신 무장을 강조했다고 한다.

조 1위로 8강에 진출한 덕에 한국은 결승까지 향하는 발걸음도 가벼워졌다. 8강 대진 추첨을 통해 한국은 다른 조 2위인 인도네시아, 대만, 덴마크 중 한 팀과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중국이 여전히 결승 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한국은 2017년 중국을 물리치고 정상에 오른 추억에 도전한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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