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은 인생을 바꾼다" 다시 태어난 말레이시아 87세 "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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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전북 아시아·태평양마스터스대회'는 생활체육인들의 대축제다.
하지만 어떤 이에게는 스포츠를 통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대회이기도 하다.
말레이시아 국적인 이에 쓰지 문씨(Yee Sze Mun·87)에게도 이번 전북 아태마스터 대회는 신념을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펼치는 대회다.
말레이시아 철인대회 명예의 전당에 최초로 헌액될 정도로 왕성환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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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뉴스1) 임충식 기자 = ‘2023 전북 아시아·태평양마스터스대회’는 생활체육인들의 대축제다. 경쟁보다는 화합과 우정을 쌓는 국제 스포츠 행사다. 하지만 어떤 이에게는 스포츠를 통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대회이기도 하다.
말레이시아 국적인 이에 쓰지 문씨(Yee Sze Mun·87)에게도 이번 전북 아태마스터 대회는 신념을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펼치는 대회다.
이에 쓰지 문씨는 키 152cm에 불과할 정도로 왜소한 체격이다. 또 50세 전까지 운동을 한 경험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 강한 체력을 가진 철인으로 불린다. 말레이시아 철인대회 명예의 전당에 최초로 헌액될 정도로 왕성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유상과 수영에 출전했다. 그리고 금메달 3개(육상 800·1500m, 수영 200m)와 동메달 1개(육상 100m)를 획득했다.
철인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은 감동적이면서 다소 재미있기도 하다.
18일 대회 조직위에 따르면 그는 이전 자신을 카우치 포테이토(Couch Potato)라는 단어로 설명한다. 하루 종일 소파에 들러붙어 빈둥빈둥 과자만 먹는 게으른 사람이란 뜻이다.
변화는 건강검진으로부터 시작됐다. 48세 당시 처음으로 받은 건강검진에서 의사로부터 “60세까지라도 살고 싶다면 소파에서 일어나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경고를 받게 됐다. 이 같은 경고에 그가 찾은 곳은 운동장이 아닌 점술가였다. 두려움이 앞섰기 때문이다.
점술가도 비슷한 말을 했다. 당시 점술가는 “당신의 인생은 67세에 끝난다”고 말했다. 이에 충격을 받은 그는 “의사와 점술가 말대로 죽지는 않을 것”이라는 결심과 함께 50세에 처음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누구보다 운동을 사랑하는 사람이 됐다. 지난 30년 간 각종 국제 철인 경기에 출전했으며, 16회나 결승에 진출했다. 하와이 코나에서 개최돼는 ‘아이언맨 월드 챔피언십’을 비롯해 사하라 사막 242km를 6일간 주파해야하는 악명높은 대회까지 참가해 완주했다. 그때 당시 나이는 75세였다.
한국과의 인연도 있다. 그는 지난 1999년 7월 강원도 속초에서 개최된 제8회 ITU 아시아 트라이애슬론 선수권 대회에 62세의 나이로 출전, 1위를 차지하는 등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그리 2023년 86세의 나이로 전북에서 행복한 도전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저서 ‘내안의 호박벌, 철인의 꿈으로 살아가다’는 저서에서는 그는 자신을 호박벌에 비유했다.
저서에서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귀여운 호박벌은 일주일에 1600km를 나는 비행 선수다. 하지만 호박벌의 몸은 2cm로 크고 뚱뚱한데 비해 날개는 겨우 표면적의 20분의 1이 채 되지 않는다. 형편없이 작고 가벼운 날개 때문에 나는 것은커녕 공중에 떠 있는 것도 불가능한 신체 구조다. 사실상 태어날 때부터 날 수 없는 신체를 가졌다고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러한 호박벌인 하늘을 자유자재로 나는 전문비행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마 신념 덕분일 것이다. 호박벌은 태어난 순간부터 단 한 번도 자신이 날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난 벌이니까 당연히 하늘을 날 거야라고 믿을 뿐이다”고 적었다.
전북아태마스터스에 참가한 이에 쓰지 문씨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들이 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이미 이뤄진 것처럼 마음속에 그림을 그리고 행동해야한다. 그러면 반드시 이뤄질 것이다”라고.
94ch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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