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장 선거 조작한 초교 교사, 들통나자 학교서 자해 시도

전북 군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전교 학생회장 선거 결과를 조작한 혐의로 40대 여성 교사가 불구속 입건됐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전북 군산경찰서는 군산신풍초등학교 교사 A씨를 허위공문서작성과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전북 군산신풍초등학교

A씨는 지난해 12월 29일 군산신풍초등학교가 3~5학년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교 임원 선거에서 개표 결과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선거는 선거관리위원회 지원으로 온라인 투표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교회장 후보 기호 2번으로 나온 B양이 56표를 받았고, C군은 53표를 받았다. 이대로라면 B양이 신풍초 전교회장에 당선되는 것이다.

그런데 선거 담당 교사였던 A씨는 C군의 3표 차 패배를 3표 앞선 것으로 결과지를 조작해 학교에 보고했다. 학교 측은 별다른 확인 절차 없이 투표 당일 홈페이지를 통해 전교회장에 C군이 당선됐다고 홈페이지에 밝혔다.

B양의 아버지는 그러나 개표 결과를 살펴보다가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전교 회장 선거 결과지가 한날 함께 치러진 5~6학년 전교 부회장 투표 결과지와 글자 모양과 서식이 다른 점을 확인한 것이다.

B학생의 부모는 학교에 방문해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 신풍초는 군산시 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가 바뀐 결과를 확인했다. 학교 측은 이후 B양과 C군의 부모와 협의를 거쳐 결과를 바로잡았고, 결국 신풍초는 지난 1월 3일 홈페이지에 B양이 전교 학생회장에 당선됐다는 ‘임원 선거 결과 정정’ 게시글을 올렸다.

A씨는 그 뒤 교장과 B양 부모에게 잘못을 시인하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고 한다. 이후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글을 남기고 학교에서 자해를 시도했다. A씨는 최근까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오다 현재는 퇴원한 상태다.

신풍초 측은 “담당교사 A씨의 (선거 개표 조작) 의도에 대해서는 실지 감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퇴원한 A씨를 조만간 불러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했다. 전북교육청은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징계에 착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