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력의 방신실, 396야드홀 웨지로 샷이글
300야드 육박하는 장타 치며
조별예선 2경기 연속 승리해
궂은 날씨에 장타위력 더해져
긴 파3홀도 아이언으로 공략
"와 진짜 방신실은 괴물이네. 아니 어떻게 여기까지 드라이버샷이 날아오지."
18일 춘천 라데나 골프클럽(파72·635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유일의 매치플레이 대회인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조별리그 2차전 4번홀(파4). 왼쪽으로 살짝 휘어진 도그레그 홀로, 정상적으로 코스를 따라 플레이하면 전장이 396야드나 된다. 하지만 이 홀에서 방신실은 코스가 휘어지는 왼쪽 경계를 따라 힘차게 티샷을 했고, 공은 앞 조 선수들이 퍼팅하고 있는 그린 인근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가볍게 샷이글로 승리.
아무리 뒷바람이 불고 코스를 가로질러 쳤다고 해도 지금까지 KLPGA 투어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역대 이 대회에서 이곳까지 티샷을 날린 선수는 없었다. 힘껏 공을 때리면 300야드 가까이 날리는 괴력의 장타를 선보여 골프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그는 단 한 번의 실수에 우승을 놓칠 수 있는 스트로크플레이가 아닌 매 홀에서 승부를 가리는 매치플레이에서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하고 있다.
코스 공략의 차원이 다르다. 4번홀에서 가볍게 홀을 가져온 것처럼 방신실의 장타 위력은 아이언샷에서 더 빛났다. 파3홀인 16번홀의 전장은 161m. 동반플레이를 한 이채은이 하이브리드로 티샷을 해 그린에 공을 떨어뜨렸지만 공은 크게 튀어 그린 뒤로 넘어갔다. 하지만 방신실은 아이언으로 가볍게 홀 근처에 공을 붙여 버디를 잡아냈다. 같은 거리에서 동반자들보다 2~3클럽을 짧게 잡을 수 있는 장타 능력 덕분이다.
이날 기세를 이어간 방신실은 호쾌한 샷이글까지 선보이며 이채은에게 KO승을 거뒀다. 거센 돌풍과 비가 내리자 방신실의 장타는 더욱 빛을 발했다. 313야드의 다소 짧은 1번홀(파4)에서 맞바람을 뚫은 방신실의 티샷은 그린 앞 벙커 근처까지 날아갔고 가볍게 버디를 잡아냈다.
이날 경기를 치른 선수들 중 방신실이 두 번째 샷을 한 곳까지 공을 날린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드라이버샷 이후 웨지 또는 숏아이언을 치는 덕에 방신실은 핀을 바로 보고 공격적인 샷을 할 수 있었다. 올 시즌 단 4개 대회 만에 '방신실 장타 신드롬'까지 만들어낸 방신실은 지난해 시드순위전에서 40위에 올라 많은 대회에 나올 수 없다. 하지만 앞서 열린 대회 3개 중 2개에서 공동 3위, 공동 4위라는 성적을 기록해 이 대회에 자력으로 출전할 수 있었고 팬들 앞에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장타를 선보였다.
시즌 초반 성적을 바탕으로 다시 시드 순위를 조정하는 '리랭킹' 제도가 없는 KLPGA 투어에서 방신실이 올 시즌 모든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딱 하나, '우승'밖에 없다. 방신실은 "장점인 비거리를 살려 공격적으로 플레이하겠다"며 우승까지 노려보겠다는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조별예선 2차전이 펼쳐진 이날 희비가 엇갈렸다. '2년 연속 6승'을 기록한 박민지는 김지영을 상대로 5홀을 남기고 무려 6홀을 앞서 승리를 거두며 1승1패로 본선 진출 희망을 갖게 됐다. 한진선은 현세린에게 5홀 차 대승을 거둬 2승을 기록했다. 또 성유진과 박현경, 안송이, 하민송, 이예원도 각각 2연승을 기록했고 앞서 열린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자 임진희는 2승째를 챙기며 우승의 기운을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조아연은 전날 패배를 당했지만 이날 조은혜와 18번까지 가는 접전 끝에 1홀 차 승리를 거둬 본선 진출 희망을 갖게 됐다. 정윤지도 박결에게 승리하며 1패 뒤 소중한 1승을 챙겼다. 이번 대회는 64명이 16개 조로 나눠 경기를 치른 뒤 각 조 1위만 16강전에 올라 우승을 향해 갈 수 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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