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尹 광주 공약 챙기며 '민심 달래기'…광주 현장 최고위

[서울·광주=뉴시스] 이재우 김승민 기자 = 국민의힘은 1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2년 연속 소속 의원들을 대거 참석시켜며 호남 구애에 나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당일인 18일 광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고 이순신 장군의 '약무호남시무국가(若無湖南是無國家·만약 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다)' 어록에 빗대 '약무호남시무국민의힘'을 다짐했다.

그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우리 당의 진심이 훼손되거나 퇴색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도 다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공약에 반대하는 발언을 해 호남의 반발을 야기한 것을 반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5월의 정신 앞에 정치가 있을 수 없다. 민주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을 특정인이나 특정 그룹의 정치적 전유물로 여기셔도 안 될 것"이라고 더불어민주당에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그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관련해 "이미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는다고 한 건 대통령 공약이고 우리 당이 가진 입장이다. 그 뜻을 잘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도 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5·18 정신을 지역발전 에너지로 삼고 위대한 광주시민과 함께 광주를 새로운 미래의 도시로 만들고 싶다"며 미래차 산업 생태개 구축, 광주군공항 이전, 달빛 고속철도 건설 등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김 대표와 윤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의원 90여명은 제43회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현장 최고위 참석을 위해 새벽 열차편을 이용한 지도부를 제외한 의원들은 KTX 특별편을 이용해 단체로 광주를 찾았다.

김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5·18 민주화운동 43주년인 이날 광주에서 1980년 이후 출생한 광주전남 청년들과 오찬 간담회도 했다.

김 대표의 요청으로 성사된 간담회에는 국민의힘 당원은 물론 비당원 10여명이 참석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광주전남 특보 출신으로 민형배 의원의 '꼼수탈당'을 비판했던 이영철(28)씨가 참석해 '견제세력' 필요성을 거론했다.

이씨는 "광주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올라갈 수록 민주당 정치인들이 조금 더 열심히 노력하는 게 느껴지더라"며 "그래서 견제세력이 필요한 거 같다. 양당이 잘하기 정치경쟁 같은 것들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광주 미래차 산업단지 조성, 광주 군공항 이전, 대구∼광주 달빛고속철도 건설 등 초대형 사업의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5·18 민주화 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겠다고 한 것은 선거 때 표를 얻으려는 것'이라는 취지 발언으로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받은 김재원 최고위원과 관련한 파장이 계속되는 것도 경계했다.

국민의힘의 호남 구애는 얼어붙은 호남 민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대선과 지방선거 당시 서진전략을 내세워 보수정당 불모지로 꼽히는 호남에서 10% 중반 득표에 성공했다. 하지만 호남 민심은 김재원 최고위원의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반대' 발언 여파 등으로 다시금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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