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격돌…“3배 이상 더 올라” Vs “지금 팔아라”

최훈길 2023. 5. 1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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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들어 2차전지주 하락세 계속되지만
배터리 아저씨 “묻어두면 3~4배 더 올라”
외인 이탈, 오너 악재에 증권가 “팔아라”
금감원 조사, 하반기 수주·증설 변수 주목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2차전지주 향배를 놓고 여의도 증권가가 둘로 쪼개졌다. 1분기 실적을 이끈 2차전지주가 하반기에도 ‘나홀로 독주’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각종 악재가 많아 상승세가 계속 꺾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이 ‘무늬만 2차전지주’에 대한 집중 점검을 하고 있어, 점검 결과도 주목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배터리 아저씨 “매도 타이밍 아냐”

18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003670)은 1.92%, 포스코홀딩스는 0.81%, 나노신소재(121600)는 0.38%,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0.36%, SK이노베이션(096770)은 0.16% 각각 올랐고 에코프로(086520)는 0.53%, 에코프로비엠(247540)은 0.22% 각각 하락했다. LG화학(051910)은 전날 대비 주가 변동이 없었다. 이날 코스피는 0.83%, 코스닥은 0.20% 각각 상승했다.

이날 증시가 소폭 오름세를 보였지만, 2차전지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다. 최근 들어 2차전지주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이달에만 에코프로는 지난 달보다 20% 넘게 급락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은 14.1%, 나노신소재는 13.66%, 포스코퓨처엠은 6.47%, LG화학은 4.32%, LG에너지솔루션은 4.26%, 포스코홀딩스는 3.62% 각각 하락했다.

‘K배터리 레볼루션’ 저자 박순혁(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이같은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를 놓고 정반대 시각이 격돌하고 있다.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전 금양 홍보이사는 이데일리와 만나 “올해 연말에 가서 되돌아보면 올해는 결국 2차전지만 급등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전 이사는 “결국 기술 경쟁력, 글로벌시장 순위, 주가 저평가 상황 등을 보면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며 “지금 매도할 게 아니라 묻어 놓고 가면 기본 3~4배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도 18일 “수익성은 매분기 점진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비엠 등에 대한 매수 리포트를 냈다. 주민우 애널리스트는 “포스코그룹과 에코프로그룹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배터리 관련 기술 혁신을 통한 원가 절감 경쟁에서 차별화된 행보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17일 공개한 ‘1분기 영업이익이 가장 많이 증가한 종목’에 에코프로비엠이 꼽혔다.

여의도 증권가 “이미 너무 올랐다”

그러나 상당수 여의도 증권가는 “너무 올랐다”며 2차전지주에 비판적 입장이다. 앞서 유진투자증권은 2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에 매도 의견을 냈다. BNK투자증권, 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은 중립으로 투자 의견을 낮췄다. 하나증권은 에코프로에 대해 지난달 매도 리포트를 냈다. 여기에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의 법정 구속,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편입 불발 악재까지 겹쳤다.

여의도 금융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특히 여의도 증권가는 외국인들의 2차전지주 매도세를 주시하고 있다. 18일 상상인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의 에코프로 지분율이 4.9%로 떨어졌다. 1월에 7%대에서 2월에 14.4%까지 올랐다가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에코프로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이 5%를 밑돌 것은 2019년 3월 이후 4년여 만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 움직임이 이어지면 주가 하락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관련해 2분기 이후에 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주목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무늬만 2차전지주’에 대한 집중 점검을 지시하면서, 2차전지 등 105개 상장사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공정거래 혐의 개연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엄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반기 수주 확대도 주시할 포인트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상반기는 쉬어가는 시기이지만 올 하반기에는 셀, 양극재 중심의 수주·증설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등에 대한 비중 확대는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최훈길 (choigig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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