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빼고 다 올랐다”···청소노동자들이 빗자루 들고 행진한 이유
“매일 이거 들고선 쓸고 닦고 하는데 적어도 생활임금은 받았으면 좋겠어요.”
18일 서울 중구 서울역 6번 출구 인근에서 만난 청소노동자 김모씨(62)가 싸리빗자루를 두 손에 꼭 쥔 채 말했다. 성신여자대학교에서 10년째 청소노동자로 일해온 김씨는 학생들이 등교하기 전에 건물 내부 청소를 마치기 위해 오전 5시30분이면 학교에 도착해 청소한다.
학교에서 그림자처럼 일해 온 김씨는 “물가가 너무 올라서 장보기도 두려운데 임금은 그대로”라며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인 상황을 벗어나고 싶다”고 했다.
이날 김씨를 비롯한 공공운수노조 조합원인 청소노동자 400여명은 ‘올려라 최저임금, 보장하라 실질임금’ 청소노동자 한마당을 열고 최저임금 1만2000원 인상을 촉구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서울역에서 종로구 보신각 방향으로 행진했다.
정용재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전기·가스요금 등 물가와 이자가 치솟고 있는데 실질임금은 깎이니까 통장 잔고가 텅텅 비어간다”면서 “올해는 최저임금을 가구생계비 기준으로 시급 1만2000원, 월급 250만원으로 대폭 인상해야 한다. 이것이 정당한 요구”라고 했다.
‘최저임금 9620원을 넘어!’라고 쓰인 현수막을 양쪽으로 가르며 행진을 시작한 이들은 “올려라 최저임금 보장하라 실질임금” “월급 빼고 다올랐다 실질임금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아침 포항에서 상경한 한동대학교 청소노동자 최모씨(64)는 “학생들 오기 전에 청소를 하려면 아침에 1시간30분은 일찍 출근한다”면서 “지금 딱 최저임금만 받고 있는 상황과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알리기 위해서 큰 마음 먹고 거리로 나왔다”고 말했다.
앞서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중구 전태일 다리에서 최저임금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돌봄·콜센터·공공비정규·배달라이더·택시노동자들의 실질임금 보장을 촉구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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