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옷 입고 일출 전 무단횡단' 70대 치어 숨지게 한 버스기사 무죄

자전거로 무단횡단하던 노인을 차량으로 치어 숨지게 한 버스 기사를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인천지법 형사14단독 재판부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기소된 50대 전세버스 기사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해당 운전자는 2021년 11월 25일, 일출 전인 오전 6시 14분쯤 인천시 중구의 한 횡단보도에서 전세버스를 몰다가 70대 노인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는 당시 자전거로 무단횡단을 하던 노인을 발견해 핸들을 꺾었지만, 버스 왼쪽 범퍼에 들이받힌 노인은 머리 등을 다쳐 15시간 만에 숨졌습니다.

재판부는 "운전자가 통상 예견하기 어려운 이례적 사태의 발생을 대비하여야 할 주의 의무까지 있다고는 할 수 없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론 피고인에게 예견가능성 내지 회피가능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또 그 이유로 "사고 지점 주변은 어두웠고 피해자도 검은색 계통의 옷을 입고 있었다"며 "자전거를 타고 무단횡단하는 피해자를 쉽게 발견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나아가 피고인이 제동장치를 밟았을 당시 피해자와 버스 사이 거리는 24미터로, 당시 시속 50킬로미터로 달리던 버스의 정지가능거리가 30.3미터였던 점에 비춰봤을 때 충돌을 피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는 도로교통공단의 분석도 판결 이유로 들었습니다.

유서영 기자(rsy@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society/article/6485066_361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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