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교육청, 성비위 교원 징계절차 개선해야"

경북도교육청 징계위, 수차례 징계위에 징계 보류…피해자는 현재까지 '불안'

경상북도교육청이 성추행 혐의로 징역형이 확정된 교사에 대해 징계 절차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18일 '머니S' 취재 결과에 따르면 2년 전 강제추행과 유사강간 혐의로 안동 A 중학교 영양교사 B씨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이후 경북도교육청은 등은 경찰로부터 수사 개시 통보를 받았고, 경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되자 B씨에 대한 징계를 위한 징계위원회를 구성했다.

당시 징계위원회는 안동교육지원청이 도교육청 부교육감을 당연직 위원장으로 두고, 학부모와 지역 인사, 전문가, 변호사 등으로 구성, A씨에 대한 징계를 위해 위원회가 수차례 열렸으나 '다툼의 요지가 있다'. '선고 결과를 지켜보자',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매번 보류했다.

게다가 징계위에선 B씨의 변호사의 '현재 피징계자가 교소도에 있어 일부 대리권 행사가 어렵다'는 주장까지 받아들여 징계를 보류, 그 사이 형이 확정되어 B씨는 정상적으로 당연퇴직됐다.

당연퇴직은 '결격사유가 있을 때 법률상 당연히 퇴직하는 것'으로서, 실제 교육공무원법을 비롯한 공무원연금법은 형벌에 의한 당연퇴직을 파면에 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파면의 경우 공적기록을 말소하고, 연금을 한 푼도 지급하지 않는 것과 달리 당연퇴직의 경우 일부 감액을 하고서 연금 등을 지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북도교육청 측은 "1심 확정 이후 징계를 확정할 수 있는 시기이지만, 다툼의 요지를 이유로 징계위원들이 결정을 못 내렸고, 2심 이후에까지 의결이 보류돼 결과를 보면 아쉽다"면서도 "징계위가 독립기구인 만큼 어떤 결정을 하던 그저 지켜볼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징계 당사자가 징계위에 참석할 수 없어 변호사를 통해 소명했다고 하지만, 변호사를 통한 소명 또한 방어권 보장에 일부 어려움이 있고, 이와 비슷한 사례로 도내 한 교육지원청이 성급하게 징계를 내려 문제가 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북도교육청의 입장과 달리 인천지방법원은 성범죄로 인해 파면된 교사 C씨가 인천시교육청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에서 "성범죄 교사에 대해 확정 판결 전 내린 파면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시해 결국 도 교육청이 성 비위 교원에 대한 형사재판과 별도로 징계 절차에 대해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번 사건 피해자는 '특히 가해자가 징계 조치를 받지 않고, 당연퇴직된 만큼 혹시라도 생길 불이익에 대해 불안하다'는 뜻을 전하고 있다.

피해자 C씨는 '머니S'와의 통화에서 "사건 발생 당시 제대로 된 분리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비정규직이란 특수성 때문에 불이익을 받을까봐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지역 여성단체 관계자 D씨 또한 '머니S'에 "도 교육청 징계위는 1심 판결까지 B씨에 대한 징계를 보류하다 이제는 형 확정이 유력해지는 2심에서조차 징계를 보류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당시 징계위의 징계 보류 사유 중 하나였던 변호사를 통해 이뤄지는 대리권 행사가 어렵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쉽게 융납될 수 없다"며 "비록 B씨가 구속된 상태 임에도 법률 대리인인 변호사를 통해 모든 권한을 위임해 적극 대응할 수 있다. 징계위가 대리권 행사를 이유로 징계 절차를 미뤄달라는 주장에 대해 소명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으면, 지금과 같은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도 교육청이 성 비위 교원에 대한 징계 의지를 갖지 않고, 차일피일(此日彼日) 미루다보면 결국 이러한 상황이 생겼을 경우 징계를 받아야할 사람들이 징계는 받지 않고, 이런식으로 그냥 당연퇴직으로 빠져나갈 것"이라며 "이는 정의와 평등, 공정을 가르치는 교육과 거리가 멀다"며, "절차에 대한 개선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성추행 피해자 측은 조만간 경북도교육청의 성비위 교원 미징계 건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조사 요청과 제도 개선을 촉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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