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군벌분쟁 격화…의료·구호 조직까지 공격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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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벌 간 무력 분쟁이 이어지는 수단에서 시민단체와 노동단체가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단체는 2019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를 주도하며 30년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중추 역할을 했던 시민 조직이다.
지난달 군벌 간 충돌 개시 이후 구호활동가들이 수단을 떠나자 풀뿌리 조직인 저항위원회가 중추가 돼 식수와 의약품을 전달하고 시민 대피 작전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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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투쟁 막을 의도"…풀뿌리조직·노동단체 활동가 탄압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군벌 간 무력 분쟁이 이어지는 수단에서 시민단체와 노동단체가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단체는 2019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를 주도하며 30년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중추 역할을 했던 시민 조직이다.
보도에 따르면 14일 수도 하르툼과 북쪽으로 인접한 지역 바리에서 이 지역 저항위원회 소속 20대 활동가 3명이 체포됐다.
군복을 입은 병사들이 군용차를 타고 집에 들이닥쳐 사유도 밝히지 않은 채 이들을 연행해 갔다고 이 단체와 함께 일한 민간인이 WP에 전했다.
지난주에도 무장 군벌이 바리 지역 활동가 2명을 체포해 48시간 동안 구금하기도 했다.
수단 저항위원회는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의 철권통치에 맞서고자 조직된 풀뿌리 조직이다. 2019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를 주도하며 알-바시르 정권의 퇴진을 끌어내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군벌 간 충돌 개시 이후 구호활동가들이 수단을 떠나자 풀뿌리 조직인 저항위원회가 중추가 돼 식수와 의약품을 전달하고 시민 대피 작전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19년 시민봉기 때 다른 주요 축이었던 노동단체도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산별노조 성격의 의사단체인 수단의사중앙위원회의 한 익명 활동가는 교전 시작 이후 자신을 포함한 위원회 소속 의사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WP에 전했다.
교전 시작 이후 의사 총 11명이 사망했고, 그중 1명은 자상을 입고 숨졌다. 이들을 노린 공격 주체는 알-바시르 전 대통령 측과 연계된 세력으로 추정된다고 익명의 의사는 전했다.
그는 WP에 "저항위원회와 노조 등을 공격해 시민들의 투쟁을 이어가지 못하게 하려는 게 공격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두 군벌이 지난 11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수단 민간인들을 보호하는 데 노력한다고 선언하는 합의문에 서명했지만, 현실에선 합의가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한편 유엔 인도주의 업무 조정국(UNOCHA)은 수단에서 인도적 구호와 보호가 필요한 사람은 2천500만명으로, 수단 전체 인구 4천800만명의 절반이 넘는다고 전날 밝혔다. 이는 무력 분쟁 시작 전 대비 1천만명 이상이 불어난 규모다.
수단에서는 군부 지도자인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정부군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의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이 권력투쟁에 나서며 지난달 15일부터 교전을 벌이고 있다.
수도 하르툼과 인근 위성도시 그리고 서부 다르푸르를 중심으로 격렬한 싸움이 확산하면서, 지금까지 약 1천명이 목숨을 잃었고 5천명 이상이 부상한 것으로 유엔은 추정하고 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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