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짝퉁 사은품 증정 논란..."모방 아냐"vs"법 위반"
전문가들 "'디자인보호법·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소지"
아모레, 중국산 위조 화장품으로 골머리...모범 보여야
[앵커]
국내 화장품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090430)이 ‘짝퉁’ 사은품으로 모객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정 제품을 카피한 것이라 아니란 입장이지만, 정작 라이브 쇼핑에선 명품 제품과 동일한 디자인이라며 판촉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문제 소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는데요. 실적 반등을 무리한 마케팅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문다애 기자입니다.
[기자]
왼쪽은 H&M그룹의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코스(COS)의 ‘퀄티드백’, 오른쪽은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가 판촉에 사용한 사은품 가방 ‘엠보백’입니다.
코스의 퀄티드백은 일명 ‘블랙핑크 제니 가방’으로 유명한 코스의 대표적인 가방. 재활용 폴리에스터로 만든 숄더백으로, 가방 전체가 푹신한 퀄트 질감으로 돼 있습니다. 특유의 엠보 디자인과 둥근 곡선 형태가 특징으로, 대표 색상이 하늘색이라 ‘구름백’이라고도 불립니다.
아모레가 제작한 가방도 코스 특유의 엠보 디자인과 색감, 크기 모두 비슷합니다. 나란히 두면 같은 브랜드 가방으로 오인할 소지가 커 보입니다.
지난 3월부터 라네즈는 주력 상품인 워터뱅크 제품 홍보를 위해 해당 가방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펼쳤습니다. 아모레 공식몰과 올리브영 등 주요 온라인 채널뿐만 아니라 라이브 쇼핑 방송에서도 이를 활용해 모객했습니다.
“C브랜드(COS)의 가방 떠오르시죠? J로 시작하는 셀럽분(제니)이 공항에서 매일 메고 오는 그 보부상백, 바로 요거에요. (코스 가방과) 디자인 동일한데...”
라이브 쇼핑에선 대놓고 코스 ‘짝퉁’임을 강조했지만, 아모레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아모레 관계자는 “최근 트렌드인 가방 스타일로 제작한 것일뿐 특정 브랜드를 모방하진 않았다”며 “라네즈의 실적 완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진행한 마케팅”이라고 말했습니다.
한정수량으로 제작된 아모레 가방은 입소문을 타고 현재 전량 소진됐고, 큰 인기에 중고거래시장에서 유가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
전문가들은 ‘디자인보호법’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디자인보호법은 ‘디자인’ 즉, 물리적인 물건, 공산품의 외관, 생김새를 보호해주는 법으로, ‘다자인 등록, 출원 전에 국내 또는 국외에서 공지되었거나 공연히 실시된 디자인’도 보호 대상으로, 선출원 디자인뿐 아니라 공연히 알려진 디자인도 포함됩니다.
코스 퀼티드백의 경우 흔한 형태의 가방이 아닌 ‘퀄팅’이라는 재봉방식의 디자인화를 통한 제품으로, 시장에서 디자인의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디자인보호법에 저촉될 확률이 높단 겁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소지도 있습니다. 시장을 교란하는 부정경쟁행위를 막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타인이 제작한 상품의 형태를 모방한 상품을 양도, 대여 또는 이를 위한 전시, 수입·수출하는 행위’는 부정경쟁행위 중 하나.
코스 퀄티드백의 주지성이 인정된다면 아모레의 문제 소지가 충분하고, 타인의 투자와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물로 상업적 이익을 얻는 건 ‘성과물 모용’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단 겁니다.
때문에 디자인보호법 위반 여부를 주도적으로 살피고, 해당 법에서 보호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예비적으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여부도 살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동진/법무법인 대륜 변호사]
“앞선 코스의 퀄팅 디자인과 차이점을 아모레퍼시픽이 충분히 가지고 있는지, 또 이를 통해서 아모레퍼시픽이 (코스의) 퀄팅의 권리를 침해했고 경제적 이익을 확보했는지를 살펴야 할 거 같은데, 이러한 시각에서 살필때 충분히 다툼의 소지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디자인의 경우 표절이 만연한데다 기준이 애매한만큼, 법적인 명확한 기준을 재정립하기보다 기업의 자성이 우선돼야 하고, 이와 함께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동진/법무법인 대륜 변호사]
“결국 이게 표절과 발전의 딜레마 사이에서 항상 있어왔던 예술에서의 오래된 논제 중 하나에요. 이런 것에 함부로 국회나 법원이 한쪽의 승기를 들어줬다가는 필연적으로 반대쪽의 억압을 탄압하는 것이 됩니다. 결국에는 디자인 종사자들이 자생적으로 회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이에 대해서 여론의 지속적인 관심과 언론의 지속적인 감시 등이 필요할 것으로 살펴집니다.”
중국산 위조 화장품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아모레. K-뷰티의 대표기업인만큼 기업 스스로 엄격한 잣대를 정립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데일리TV 문다애입니다.
[영상편집 김태완]
문다애 (dalov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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