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계엄령 문건 은폐' 기우진 전 처장 유죄 선고

기우진 국군기무사령부 5처장 [사진 제공: 연합뉴스TV]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계엄령을 검토한 사실을 숨기려 허위 공문서를 작성한 혐의로 기소된 기우진 전 국군기무사령부 5처장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1-3부는 지난 2017년 탄핵심판 당시 계엄령 검토 문건을 숨기려고 '방첩 수사 연구 계획'이라는 허위 문건을 만들고, 계엄령 검토 문건의 제목 수정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기 전 처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1심 재판을 맡은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계엄 문건 은폐를 시도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민간법원이 맡은 2심은 허위 공문서를 작성하고 행사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기 전 차장이 구체적인 지침을 주고 문서를 작성해 담당 공무원에게 발송시켰고, 인가되지 않은 USB를 쓰고 노트북을 포맷한 걸 보면 계엄 검토에 대한 위법성도 인식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계엄의 전반적 사항을 검토하는 것은 기무사 직무 범위에 포함되지 않지만, 기 전 처장은 당시 조현천 기무사령관의 검토 지시에 따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찰은 지난 2017년 12월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지난 3월 귀국한 조 전 사령관의 계엄령 검토 문건 의혹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이유경 기자(260@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society/article/6485045_36126.html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