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진출설 김지수, 검증의 무대로[U-20 월드컵 특집]
아르헨티나에서 21일 개막하는 20세 이하(U-20) 월드컵은 유럽으로 가는 ‘쇼케이스’로 불린다. 빅클럽 스카우트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각국 유망주의 실력을 가늠하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4년 전 폴란드 영광의 재현을 꿈꾸는 한국에선 수비수 김지수(19·성남)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고교생 K리거로 데뷔한 김지수는 유럽 진출이 가장 기대되는 유망주다. 그는 큰 키(192㎝)에도 준수한 스피드와 넓은 시야로 호평을 받았다.
김지수는 공중볼 장악 능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대인 방어와 패스까지 빼어나 ‘제2의 김민재’라는 평가까지 받는다.
프로 2년차인 김지수가 올해초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이적 제의를 받은 데 이어 이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브렌트퍼드에서도 공식 오퍼를 받은 배경이다.
성남FC의 한 관계자는 “김지수가 브렌드퍼드에서 이적 제의를 받은 것은 맞다”면서 “계약서에 보장된 바이아웃 조항을 충족하는 금액을 제시하면 선수 의사에 따라 이적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수는 성남과 입단 계약을 맺을 당시 70만 달러(약 9억원)의 바이아웃 옵션을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 전문가들은 김지수가 섣불리 이적을 결정지을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김지수가 U-20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브렌드퍼드보다 이름값이 높은 구단들이 손을 내밀 수 있다.
김지수가 유럽 레벨에서 검증받은 것은 지난해 토트넘 홋스퍼 방한 당시 올스타전에 출전한 것이 전부라 아직 평가하기 이른 부분이 있다. 그러나 그가 U-20 월드컵 본선에서 자신의 장기를 보여준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또 김지수가 브렌드퍼드행을 먼저 결정짓더라도 U-20 월드컵 활약상은 더욱 중요하다. 김지수가 당장 영국 노동청에서 취업비자를 발급받기 힘들다보니 유럽 내 타 구단으로 재임대가 유력하기 때문이다.
영국 노동청은 축구 선수의 경우 원소속팀과 소속 리그의 수준과 소속팀 출전 경력, 국가대표 출전 경력 등을 까다롭게 따진다. 김지수에 앞서 K리그를 흔들었던 정상빈(미네소타)이 취업비자 문제로 울버햄프턴에 이적하고도 스위스 그라스호퍼로 임대를 떠났던 것이 대표적이다.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에이전트는 “정상빈은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예선에 뛴 실적이 있는데도 취업비자가 나오지 않았다. 국가대표 경력이 없는 김지수는 이번 월드컵 활약상으로 재임대가 가능한 무대의 수준을 높이는 게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수 본인도 U-20 월드컵에서 자신의 이름값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조별리그에서 처음 만나는 프랑스를 비롯해 감비아와 온두라스 등 경쟁자를 넘어 토너먼트에서 최대한 살아남는 게 목표다. 김지수는 “인생에 한 번 뿐인 대회, U-20 월드컵이라는 축제를 최대한 오래 즐기고 오겠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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