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노조 "학비노조 폭력 행사"…학비노조 "폭력 아냐"

학비노조 파업 과정서 교육청 소속 여성 직원 부상…뇌진탕 증세 호소
대전교육노조 "학비노조, 사과하고 보상대책 마련해야"
학비노조 "교육청이 무리하게 출입 방해해서 벌어진 일"

김미성 기자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하 학비노조)의 파업 과정에서 교육청 소속 공무원이 부상을 당하면서 이번 사태가 노노(勞勞)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대전시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이하 대전교육노조)은 1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학비노조는 불법적 사무실 점거와 폭력적 행위, 직원에 상해를 입힌 것에 대해 사과하고 보상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대전교육노조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9시쯤 30대 여성 공무원 A씨는 별관 3층을 통해 청내로 들어가려했으나 교육청 일부 직원, 학비노조 대전지부 관계자 등의 몸싸움이 발생하면서 바닥으로 쓰러졌다.

당시 교육청은 파업 중인 학비노조에 대비하기 위해 청사 정문과 후문, 본관과 별관 연결 층 등에 청사 방호에 나선 상황이었다.

A씨는 뒤로 쓰러지면서 머리를 콘크리트 바닥에 부딪쳐 잠시 의식을 잃었고,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현재 A씨는 왼쪽 팔을 움직이지 못하는 등 뇌진탕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대전교육노조 측은 전했다.

대전교육노조 채정일 위원장. 대전교육노조 제공

대전교육노조 채정일 위원장은 "A씨가 입원한 것을 알면서도 학비노조는 A씨의 건강상태 문의나 사후 처리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아 사고 당일 학비노조대전지부장을 만나 정식 사과를 요청했다"며 "지부장은 해당 병원을 방문했으나, 조합원이 사고 후유증으로 어지러움과 구토증세를 호소해 직접 만나지 못하고 사과만 전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비노조는 A씨를 인격적으로 모독하고 모욕을 주는 발언을 서슴치 않고 있다"며 "어제 사무실을 점거하고 위압감을 조성하고, 직원들에게 폭언과 모욕적 발언을 지속하는 등 정상적인 근무를 못하도록 업무방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전교육노조는 이와 관련해 시교육청에 안전한 직장 조성을 위한 방호대책 수립과 방호시설 설치를 요구했다.

반면 학비노조 측은 '폭력 행사'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오히려 공무원의 부상에 대한 책임은 노조의 교육청 출입을 무리하게 방해한 교육청에 있다고 반박했다.

학비노조 관계자는 "학비노조와 대전교육청은 현재 단체교섭이 결렬돼 쟁의행위 중"이라며 "쟁의 행위 기간 중 교육청 출입은 단협에 의해 보장되는데, 대전교육청은 노조의 출입을 강제로 막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갑작스레 문이 열렸고, 교육청 직원과 우리 조합원이 동시에 쓰러졌다. 우리 조합원도 현재 치료중"이라며 "부상 당한 직원에게는 죄송스럽지만, 교육청이 정당한 쟁의 행위에 대항해 무리하게 출입을 방해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대전교육노조는 교육청의 일반 행정직 공무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이다.

초·중·고 급식 조리사, 초등 돌봄 전담사 등으로 구성된 학비노조는 △방학 중 비근무자 출근 일수 확대 △상시 근로자 자율연수 실시 △급식실 폐암 대책 마련 △근골격계 질환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 상태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대전CBS 김미성 기자 msg@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