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최대어’ 노량진1구역, 시공자 선정 난항… “GS건설 누르고 삼성물산 가져갈까”

채민석 기자 2023. 5. 1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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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구청, 조합 ‘계획안 수정’ 통보
올 상반기 입찰 어려워져
분담금 납부·공사비 산정 놓고 지적
GS건설 주차장 붕괴 사고에.. 조합 내부 ‘술렁’

‘하반기 재개발 최대어’로 불리는 노량진1구역의 사업이 암초에 부딪혔다. 조합 측이 시공사 선정을 위해 관할청에 시공자 선정계획(안)을 보냈지만, 사실상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당초 계획한대로 올 상반기 내 입찰은 어렵게 됐다.

노량진1구역 위치도(동작구 제공).

18일 조선비즈 취재 결과, 노량진1구역 조합은 지난 10일 동작구청으로부터 시공자 선정 계획안에 대해 수정 통보를 받았다. 조합이 지난 3월 16일 구청에 계획안을 제출한 지 약 54일만에 받은 회신으로, 사실상 불가 통보다.

계획안은 홍보 규정, 조합원 이주비, 시공자 대여금 상환순서, 총회 비용 부담, 공사 기간, 공사비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구청은 조합 측이 제시한 대부분의 조항을 삭제 혹은 수정하라고 회신했다. 조합은 시공자를 선정할 때 선정계획안을 작성해 공공지원자(구청)의 검토를 받아야 입찰 공고를 낼 수 있다.

노량진 뉴타운(1~8구역)은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동, 대방동, 상도동 일대에 추진되는 재개발 사업 지역으로, 서울 한남·성수 뉴타운 사업과 더불어 투자자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특히 노량진 1구역은 가장 많은 가구 수(2992가구)가 들어올 예정이다. 사업지 한복판에 위치한 동작구청 인근에 위치하며, 부지도 가장 넓고 평지라 ‘노른자 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사업 속도가 늦어지면서 지금까지 유일하게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한 곳이 됐다.

구청은 무엇보다 ‘금전적인 부분’을 문제 삼았다. 조합은 분담금 납부와 관련해 잔금 90%는 입주시에 납입하며, 잔금 90%에 대한 이자는 없고 원금만 납입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구청 관계자는 “시공과 관련이 없는 사항으로 금전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요청하는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합 측은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을 준수해 향후 선정될 시공사와 추진하게 될 ‘공사 도급계약 내용’을 적법하게 명시했다고 반박했다. 조합측 관계자는 “구청이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을 시공자 위주로 일방적으로 판단하고 처리했다. 구청 방식대로라면 조합원에게 과도한 분담금이 발생한다”고 따졌다. 그러면서 “구청의 수정안은 발주자의 권한을 대폭 축소시키고, 시공사의 권한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사비 산출 방식도 문제가 됐다. 조합은 계약 후 설계도서의 누락 또는 오류 등을 이유로 설계변경이나 공사비 증액을 요구할 수 없다는 조항을 포함했다. 또한 입찰자는 모델하우스 등의 건축공사비를 도급공사비에 포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구청은 해당 조항들을 삭제했다. 계약관련 법령에 위배되고 금전적 이익을 요청하는 사항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국토부에서 마련한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 기준 또는 도정법에 의거해 수정을 요청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조합은 “발주자가 입찰자에게 주의사항을 고지하는 것은 당연한 사항이며 의무”라며 “모델하우스 관련 조항도 도급공사비 포함 항목을 단순 열거한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조합은 구청 답변서가 54일만에 도착한 것도 이례적이라고 했다. 시공자 선정 계획안에 대한 구청의 답변은 통상 1개월 내로 도착한다. 회신이 늦어지는 바람에 사업 계획이 틀어졌다는 입장이다. 당초 조합은 조합은 지난 4월 현장설명회를 개최하고 7월에 시공사 선정 총회를 할 계획이었다.

서울 노량진1구역. /연합뉴스

그동안 대우와 롯데 등 다수의 대형 건설사가 노량진1구역에 관심을 보여왔다. 그러나 현재는 삼성물산과 GS건설 두 곳으로 사실상 압축됐다. 삼성물산은 그간 노량진 뉴타운에 한 곳도 수주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노량진6구역을 수주했지만 컨소시엄을 이뤘기 때문에 1구역에서의 ‘단독 수주’를 노리고 있다. 2~8구역은 모두 시공사 선정이 완료된 상황이다.

게다가 건설사들이 ‘알짜 입지’를 선별수주하고 있는 상황이라 노량진1구역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노량진1구역 조합이 컨소시엄 불가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에, 업계에선 한남2구역처럼 ‘치열한 수주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GS건설이 최근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는 점에서 조합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한 조합원은 “최근 GS건설이 시공에 문제가 있었다고 사과하면서 조합 내부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불안감을 주는 시공사를 선택할 수는 없지 않겠냐”라며 “다만 ‘절대 GS건설은 안 된다’는 분위기는 아니다. 공정하게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GS건설과 삼성물산은 모두 노량진1구역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GS건설 관계자는 “노량진1구역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며 “내부 검토 과정을 거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 관계자도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올해 하반기에 입찰 공고가 올라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실제 입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으로 분위기가 기울었다고 볼 수 있지 않겠냐”면서 “GS건설이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해 나가는지가 향후 수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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