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오월정신 캠페인 ‘계엄군 시점’ 사진 논란에 삭제…“세심한 주의하겠다”

박용진 “계엄군이 주인공인 사진 굳이 봐야하느냐”
보훈처, “오월 정신 계승 캠페인 기획의도와 달리

오월 정신을 강조하기 위해 기획됐으나 무장 계엄군 및 경찰이 시민을 바라보는 ‘계엄군 시점’ 사진으로 SNS에서 논란이 일자 삭제된 국가보훈처 5·18 SNS 캠페인 사진. 국가보훈처 홈페이지 캡처

국가보훈처가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진행한 ‘5·18 과거·현재·미래’SNS 캠페인에 서 ‘계엄군 시점’에서 바라본 과거 장면의 사진을 두고 SNS에서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제기되자 해당 사진을 즉각 삭제 조치하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18일 ‘5·18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지켜 낸 오월 정신을 계승하자는 취지에서 1980년 광주 금남로와 전남도청 등의 모습이 담긴 과거 사진 여러 장을 트위터 등 공식 SNS 계정에 게재했다.

이 가운데 ‘과거’의 의미를 담은 이미지 중 하나가 무장한 계엄군과 경찰 쪽에서 광주 시민을 바라보는 ‘계엄군 시점’ 장면이 게재되면서 적절성 논란이 일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계엄군이 주인공인 이런 사진을 굳이 2023년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국가보훈처의 5·18 기념 이미지로 우리가 봐야 하느냐"고 비판을 제기했다. 온라인에서도 보훈처가 게시한 사진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트위터에서는 "보훈처는 군인의 시점으로 5·18을 보냐" 등의 비판이 나왔다. 계엄군과 경찰 쪽에서 광주 시민을 바라보는 진압 장면 사진이 기획 의도와 달리 아픈 상처와 기억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불편한 시선이 제기된 것이다.

18일 오전 국가보훈처가 페이스북 등에 올린 5·18기념 SNS 캠페인 사진. 국가보훈처 홈페이지 캡처

보훈처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잇따라 제기되자 문제가 된 사진을 즉각 삭제했다.

보훈처는 "여러 컷의 5·18 관련 사진 이미지를 보여주고 과거의 아픈 역사를 딛고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고 미래 통합으로 나아가자는 취지로 제작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하지만 목적과 의도가 아무리 좋았다고 하더라도 5·18 유가족이나 한 분의 시민이라도 불편한 마음이 드신다고 하면 결코 좋은 의미를 전달할 수 없다"며 "시민들의 뜻을 충분히 존중하는데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관련 사진을 삭제했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