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 술판, 쓰레기 100톤...與 "민노총 불법집회, 무관용 엄벌해야"
국민의힘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건설노조가 서울 도심 도로를 점거하고, 1박 2일 노숙 집회를 한 것과 관련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반드시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대표는 18일 본인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민노총이 연이틀 대한민국 도심을 무법천지로 만들었다"며 "불법행위에 엄정한 법 집행으로 공정사회를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민노총 건설노조는 지난 16~17일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노조 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도심을 막고 진행된 집회로 교통이 통제되면서 일대에는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서울광장을 기점으로 청계광장, 청계천, 덕수궁 돌담길, 시의회 앞 보도 등을 점거하고 총 2만5000여명의 조합원이 노숙했다. 이들은 불법 점거 후 별도로 준비한 대량의 매트, 포장비닐, 텐트 등을 깔아 시민 통행로도 막았다
김 대표는 "세종대로 일대엔 이들이 남긴 술병, 토사물, 담배꽁초 등 쓰레기 100톤이 쌓이며 악취가 진동했다"면서 "편법을 동원해 핼러윈 참사문화제에 참석한다며 인도 노숙을 강행했고, 밤새 술판을 벌이며 돌담길에 방뇨를 하는 등 추태를 벌였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이튿날엔 도로 8차로를 모두 불법 점거하며 교통을 마비시키고 인근 직장인과 학생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스스로를 법 위에 군림하는 특권집단이라고 착각하는 민노총에 더 이상의 관용과 온정은 사치"라며 "경찰 등 관계 당국은 민노총의 불법적 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특단의 강력한 대책을 취해야 한다. 법을 우습게 아는 세력에게는 법의 무서움을 알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런 불법세력을 같은 편으로 인식한 탓인지 불법·폭력시위를 수수방관했던 지난 정권의 폐습을 이제는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이제는 '거리의 떼법(뗏법)' 청산할 때, 응분의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법을 존중할 때 진정한 자유 누릴 수 있다"고 적었다. 이어 "이제는 경찰의 집회·시위 대응 전반에 대해 과감하게 재검토해야 할 때로 보인다"며 "감옥 간 민노총 위원장을 두고 눈에 밟힌다던 전직 대통령 시대의 무능 무책임을 이어갈 수는 없는 일"이라고 했다.
윤희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노총은 분신한 조합원을 추모하고, 이태원 참사 200일 촛불문화제에도 참여한다는 명분으로 밤샘 집회를 진행했다"며 "하지만 비극적 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모한다면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고, 흡연 문제로 서로 욕설하며 싸우는 모습은 최소한의 인간적 도의를 가졌는지조차 의심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윤 대변인은 "민주당 박주민 의원, 정의당 이정미 대표, 진보당 강성희 의원 등 갈등을 조정하고 떼법(뗏법) 집회를 규탄해야 할 정치인들이 집회에 나와 이에 편승하고 부추기는 모습에서는 정치의 본령에 대해 강한 회의가 들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불법, 떼법(뗏법)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 이들,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면서 자신들의 목소리만 높이는 이들은 그저 사회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윤희근 경찰청장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일상의 평온을 심대하게 해친 이번 불법집회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건설노조위원장 등 집행부 5명에 대해 25일까지 출석하도록 요구했다"고 말했다. 윤 청장은 특히 "대상자들은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임해주기 바라며 출석 불응 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앞서 서울시도 시청 직원과 경찰의 저지에도 서울광장에 무단으로 진입해 불법으로 점거하고 1박2일 노숙 집회를 벌인 민주노총 건설노조에 대해 변상금 9300만원을 부과하고 형사고발 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전날 밝힌 바 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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