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혁신 제대로 하려면…“회원사 부담 줄이고 외부 압력 방파제 역할 해야”

2023. 5. 1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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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한국경제인협회'로 55년 만에 기관명을 바꾸고, '정경유착' 고리를 끊기 위한 심의 기구를 마련하는 혁신안을 내놓았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전경련이 개혁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점이 환영할만하다"며 "기업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신뢰할만한 단체로 나아가겠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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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혁신안에 대한 재계·학계 반응
“회장 후보, 외부 인사까지 포함해 공감대 얻어야” 주문도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이 18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전경련 제공]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한국경제인협회’로 55년 만에 기관명을 바꾸고, ‘정경유착’ 고리를 끊기 위한 심의 기구를 마련하는 혁신안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재계와 학계에서는 방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실질적으로 권력으로부터 기업의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이 안착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경련 리더십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위해서는 내부 중심의 회장 선출 방식에서 나아가 외부 인사까지 폭넓게 검토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18일 전경련은 한국경제인협회로 협회명을 바꾸고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 바뀌겠다는 혁신안을 발표했다. 골자는 부당한 외압을 차단하는 윤리경영위원회를 새로 설치해 회원사에 대한 물질적·비물질적 부담 등을 심의하게 하고, 기존에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을 흡수통합해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자유시장경제 가치를 알리는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관련 조직 역시 강화한다.

이에 대해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회원사인 기업들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외부에서 들어오는 압력에 대해 방파제 역할을 하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위원회 강화를 통해 기업들의 경영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 역시 “윤리위원회가 대외적인 차원의 보편적 시각도 전달하면서, 정치 외압을 막아낼 수 있는 신선한 아이디어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윤리경영위원회가 자칫 기업들의 경영과 관련해 도덕적인 잣대를 우선시하는 위원회로 변질되선 안 된다는 의견이다. 오 회장은 “위원회가 자유시장경제와 기업들의 경영을 활성화한다는 차원에서 작동해야지 자칫 기업들 경영에 방향성을 제시하고 간섭하는 조직으로 변질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개혁의 방향이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본다”고 평가하면서 “전경련이 대국민 소통을 통한 공감대 확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회장과 부회장을 뽑을 때 내부 추천에 의한 논의에 국한되지 않고, 외부 인사까지 포함시켜 국민적 공감대를 받는 인사가 전경련을 이끌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이 18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전경련 제공]

대기업의 경영활동을 북돋아 관련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오 회장은 “미국은 대기업이 경영하기 양호해서 좋은 일자리가 많은 데 반해, 한국은 대기업의 경영이 어려워 미국보다 양질의 일자리 비중이 낮다”며 “중소기업이 아닌 대기업으로 가려는 청년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대기업들의 규제를 없애서 기업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 자연스럽게 선순환하도록 전경련이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도 전경련의 혁신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전경련이 개혁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점이 환영할만하다”며 “기업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신뢰할만한 단체로 나아가겠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반면 재계 또 다른 관계자는 “전경련의 쇄신은 2017년에도 한 번 나온 바 있지만 명칭 변경부터 개혁까지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던 적이 있다”며 “일단 실질적으로 쇄신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경련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삼성을 비롯해 주요 기업에서 774억원을 거둬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 ‘수금창구’ 역할을 했다는 비판이 일면서 2016년 말부터 2017년 2월까지 삼성, LG SK, 현대차 등 4대 그룹이 모두 탈퇴하며 설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바 있다. ‘정경유착’의 오명을 떨쳐내고자 전경련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외부의 분석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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