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MZ세대 절반 ‘생활비 걱정’...Z세대 “주 4일 집중근무 선호”

김명환 기자(teroo@mk.co.kr) 2023. 5. 1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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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MZ 세대 서베이’ 국문본
한국 MZ세대는 N잡러 시도 중
딜로이트 “높아지는 생계비 탓”
“직장 내 워라밸 중요” 답변도 증가
친환경 소비 관심 있어도 ‘지갑은 아직’

“일자리 구하기도 힘들고 임금인상은 엄두도 못내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는 계속 올라 월급만으로는 생활할 수 없다”(부업을 하고 있는 Z세대 한국여성 A씨)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등으로 전 세계를 뒤흔드는 가운데, MZ(밀레니얼+Z)세대의 불안과 니즈를 엿볼 수 있는 글로벌 조사가 나왔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전 세계 44개국 MZ세대 총 2만여 명(밀레니얼 세대 8373명·Z세대 1만 448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과 심층 인터뷰로 이뤄진 ‘딜로이트 2023 글로벌 MZ 세대 서베이’의 국문본을 발간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한국 MZ 세대도 포함됐다.

조사에서 ‘글로벌 MZ 세대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현안’으로 생계비(35%)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실업(22%) 그리고 기후변화(21%)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계비 우려는 한국을 포함해 글로벌 전 세대에 걸쳐 최우선 관심사로 나타났다. 추가 근로를 병행하는 세대 비율도 증가했다.

직장 내 워라밸 만족도가 증가한 것도 올해 나타난 특징적인 결과다. 2019년 팬데믹 전과 비교했을 때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의 워라밸 만족도가 각각 13%포인트씩 증가했는데, 이는 재택근무 영향으로 해석된다. 여전히 워라밸 보장에 대한 기대수준은 세대 구분 없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소속 회사로 하여금 ▲파트타임 근무 허용 ▲주 4일 집중근무제 도입 ▲직무 공유(잡셰어링) ▲유연 근무 시간제 등의 도입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조사만 보면 한국 MZ 세대 501명 중 Z세대(48%)와 밀레니얼(46%) 두 세대 공히 생계비 증가를 최대 관심 사안으로 선택했고, 소득 부족으로 여러 직업을 병행하는 Z세대(31%)와 밀레니얼(24%) 세대 비율 또한 전년 대비 각각 3%포인트와 2%포인트 증가했다. 글로벌 MZ 세대의 상황도 국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에 대한 워라밸 만족도는 밀레니얼 세대 31%, 34%로 지난 2019년 조사 대비 각각 13%p 증가했다. 이는 팬데믹을 경험하며 소속 회사가 업무환경 유연성 제공 등 여러 가지 긍정적 변화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직장 선택 최우선 고려 항목으로 워라밸, 자기계발 및 학습, 급여 순으로 응답했다.

이와 함께 국내 기준 Z 세대 32%, 밀레니얼 세대 37%가 가장 선호하는 직장인의 자질로 ‘일과 삶의 균형을 잘 맞추는 능력’을 선택했다. 여기에 Z세대와 밀레니얼 모두 가장 선호하는 업무 방식으로 근무 장소 선택이 가능한 형태(Z세대 34%, 밀레니얼 31%)를 꼽았다. 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워라밸을 위해 주 4일 집중 근무제를 도입해야 한다(Z세대 32%, 밀레니얼 35%)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휴가 사용 장려 문화(Z세대 28%, 밀레니얼 32%)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특히 파트타임 일자리와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글로벌 MZ세대의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Z세대 36%, 밀레니얼 30%가 ‘기업들이 파트타임 직원들에게 승진기회, 핵심업무 참여 등 커리어 발전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다만 소득 감소를 초래할 수도 있는 근로시간 단축은 비현실적이라는 반응이 응답자의 3분의 2에 달했다. 법정 근로시간이 줄어도 업무량은 줄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후 변화 역시 Z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에게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0명 중 6명(Z 세대 60%, 밀레니얼 세대의 57%)이 지난 한 달간 환경에 대한 불안을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MZ세대의 경우 같은 질문에 글로벌 응답 대비 Z세대는 4%p, 밀레니얼은 11%p 높은 64%, 68%를 기록했다. MZ세대 10명 중 7명은 ‘환경 영향 최소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글로벌 MZ세대 60%는 ‘지속 가능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국내의 경우 이보다 4%p 낮은 56%를 기록했다. 관건은 재정 스트레스다.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지속 가능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절반(Z세대 53%, 밀레니얼 55%)을 넘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절반 정도(글로벌 Z세대: 53%, 글로벌 밀레니얼: 48%, 한국 Z세대: 51%, 한국 밀레니얼: 46%)는 기업들이 지난 몇 년간 외부요인 때문에 기후 전략을 우선순위에 두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반면 ‘소속 회사의 기후행동 실행을 위해 압력을 가했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글로벌 Z세대 50%, 글로벌 밀레니얼 46%, 한국 Z세대 44%, 한국 밀레니얼 54%인 것으로 나타났다.

손재호 한국 딜로이트 그룹 고객산업본부 본부장은 “딜로이트 글로벌이 발간한 ‘딜로이트 2023 글로벌 MZ 세대 서베이’는 팬데믹 이후 발생한 고물가, 고금리 현상에 대해 MZ세대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장애물이 무엇인지 입체적으로 분석한 지침서”라며 “기업 경영진 및 주요 관계자분들은 이번 리포트를 통해 이들이 추구하는 워라밸과 커리어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기후 변화 및 환경 문제, 지속가능성 등 MZ세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안들을 고려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딜로이트 2023 글로벌 MZ 세대 서베이’ 국문본 전문은 딜로이트 홈페이지 혹은 딜로이트 인사이트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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