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실점은 기본?···외인 듀오의 부진, KT의 오래된 악몽

김은진 기자 2023. 5. 1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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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보 슐서가 17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해 힘껏 투구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부상이 쏟아지고 팀은 기운을 내지 못하는데 외국인 투수 걱정까지 태산이다. KT가 오랜만에 되살아난 외국인 투수 악몽에 한숨짓고 있다.

KT는 지난 17일 잠실 LG전에서 3-7로 졌다. 2-0으로 앞서다 4회말 한꺼번에 5점을 내주고 역전패했다. 선발 보 슐서는 투구 수 96개로 5이닝을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가 패전을 안았다. 시즌 5패째, KIA 아도니스 메디나와 함께 리그 최다 패전 1위다.

슐서는 개막 직후 2경기에서 각각 7이닝 1실점과 6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이후 5경기에서는 실점이 급증했다. 한 번 맞으면 빅이닝을 허용해 5이닝을 겨우 막고 내려오는 경기를 반복하고 있다. 1승5패에 평균자책은 5.18로 높다.

KT가 올시즌 에이스로 점찍었던 웨스 벤자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8경기에서 4승(3패)은 거뒀지만 평균자책이 5.06이다. 리그 전체에서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5점대 이상 평균자책을 기록 중인 팀은 KT가 유일하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벤자민과 슐서는 나란히 평균자책 23~24위다. 개막 이후 꾸준히 던지고 있는 외국인 투수 중 둘보다 평균자책이 높은 투수도 메디나(6.12)뿐이다.

KT는 올시즌 초반 깊은 하락세를 겪고 있다. 부상에서 출발한 침체의 기운이 전반적인 경기력 저하로도 이어지면서 KT만의 가장 큰 강점이었던 선발 위력도 상실한 상태다. 불펜이 불안하고 타격감이 떨어져 있을 때도 선발들이 최대한 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버텨주면서 승리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 그동안 KT의 독보적인 힘이었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KT 선발 중 고영표만 유일하게 기대치를 채우고 있다. 부상으로 틀어진 계산이 외국인 투수 둘의 부진으로 더 어려워지고 있다.

KT 벤자민이 9일 수원 NC전에서 힘껏 투구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KT는 창단 이후 10승 투수 배출이 소망이었을만큼 외국인 투수 복이 없었다. 팀의 경기력이 선발 투수의 승리를 받쳐주지 못한 때도 있었지만 창단 이후 몇 년 동안 외국인 투수 기량이 죄다 수준 이하였다.

그러나 2018년부터는 외국인 투수 걱정을 크게 하지 않는 팀으로 탈바꿈했다. 아직 국내 선발진이 미흡했던 2018년 베테랑 외인 투수였던 라이언 피어밴드와 더스틴 니퍼트가 원투펀치로 팀을 끌었고, 이강철 감독이 지휘하기 시작한 2019년부터는 윌리엄 쿠에바스, 라울 알칸타라,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마운드의 중심 역할을 잘 해냈다. 그 사이 고영표가 군에서 돌아와 에이스급 투구를 할 수 있게 되고 소형준이 입단하고 배제성, 엄상백의 기량이 성장하면서 마운드 강팀이 됐다.

유난히 부상 선수가 많고 팀의 기운이 떨어졌을 때야말로 외국인 투수에게 의존도는 높아진다. 현재 KT는 불펜에 부상 공백이 크고 선발 소형준까지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했다. 벤자민과 슐서는 다행히 부상 없이 로테이션을 충실히 지켜주고 있지만 외인 투수에게 기대하는 위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다. KT가 한 달째 2연승 한 번 못하고 최하위에 멈춰서 있는 큰 이유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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