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결합상품’ 수수료 놓고…LG유플·대리점 법적 다툼 무슨 일

LG, 판매목표 미달성때 수수료 차감
대리점 측 “판매목표 강제는 위법”
법원 “판매수수료 차감은 불공정”
장려금 차감액은 손배 대상서 제외
LG유플·대리점 모두 판결 불복 항소

서울의 한 LG유플러스 대리점.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LG유플러스가 초고속인터넷·휴대폰 결합상품·고가요금제 판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대리점에 수수료를 차감해 지급한 것과 관련해 법적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매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대전고법 제2민사부는 최근 LG유플러스 충청지역 대리점주 A씨 등 10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을 지정했다. 항소심 첫 변론기일은 다음 달 15일에 진행된다.

A씨 등은 앞서 LG유플러스가 판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대리점을 대상으로 장려금과 수수료를 차감하자 반발했다. 판매 목표를 강제하는 불공정 거래 행위라는 주장이다.

LG유플러스, 고가요금제 유치 목표 등 제시

LG유플러스는 지역별 영업단을 통해 관할 내 대리점들에 영업목표를 제시했다. ▲초고속인터넷 신규 가입자 유치 ▲휴대폰 개통 고객의 유·무선 통신결합상품 가입 유치 ▲제휴카드 발급 ▲고가요금제 가입 등의 목표를 설정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초고속인터넷과 결합상품 유치 목표를 모두 달성하지 못하면 미달성 건당 15만원을, 초고속인터넷 목표만 달성하지 못하면 건당 10만원을 차감했다. 고가요금제의 경우 미달성 건당 1만1000~2만2000원이 차감됐다.

LG유플러스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이같은 영업정책에 따라 A씨 등에게 지급해야 할 수수료와 장려금 중 총 6억9348만375원을 차감했다. 수수료 차감액은 921만5375원, 장려금 차감액은 6억8426만5000원이다.

A씨 등은 수수료와 장려금을 차감한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금지된 판매목표 강제에 해당하는 만큼 차감액을 돌려줘야 한다면서 법원으로 향했다.

법원은 일단 수수료 차감액에 대해서만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1심 재판부는 “A씨 등에게 판매목표를 통지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수수료를 차감한 행위는 LG유플러스가 공급하는 통신서비스의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해 독려하는 수준을 넘어 목표를 달성하도록 강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원 “판매목표, 통상적 영업으로는 달성 못해”

1심은 LG유플러스 충청영업단 관할 지역에서 영업한 다른 대리점의 실태를 주목했다. LG유플러스 충청영업단 관할 지역 내 전체 대리점 365곳 중 장려금을 초과해 수수료까지 차감된 곳은 약 42%인 155곳에 이른다.

1심 재판부는 “이를 고려하면 LG유플러스가 제시한 판매 목표가 대리점들이 통상적인 영업활동으로 달성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LG유플러스는 영업정책에 따른 차감액을 수수료에서까지 차감함으로써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A씨 등에게 판매목표를 강제했다”며 “A씨 등이 입은 손해를 배사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장려금 차감액에 대해서는 위법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장려금 차감의 경우 LG유플러스가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해 대리점이 노력하도록 독려한 행위의 일환이라고 본 것이다.

수수료는 계약을 수행한 대가로 지급됐지만 장려금은 계약 수행 여부와 관계없이 지급 여부를 재량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도 2021년 5월 장려금을 초과해 수수료까지 차감하는 방법으로 판매목표를 강제하는 행위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의결했다.

LG유플러스와 A씨 등은 1심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모두 항소했다. 양쪽 다 1심 판결에 불복한 만큼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법적 분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