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의 전략? 오염수 진통 속 보란 듯 G7 정상에 ‘후쿠시마산’ 대접

이혜영 기자 2023. 5. 1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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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이 원전 오염수 방류 시찰단 파견에 대한 세부 협의를 마무리 짓지 못한 가운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후쿠시마산 식재료가 오를 예정이다.

18일 NHK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는 19∼21일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서 참석하는 각국 정상과 외신 기자단에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사용한 식품을 내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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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회원국 정상과 尹 대통령도 후쿠시마산 섭취 가능성
“바이든도 먹었다” 등 메시지로 국제사회 여론 환기 노리는 듯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5월18일 히로시마 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히로시마에서는 5월19일부터 5월21일까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다. ⓒ 연합뉴스

한국과 일본이 원전 오염수 방류 시찰단 파견에 대한 세부 협의를 마무리 짓지 못한 가운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후쿠시마산 식재료가 오를 예정이다. 주요국 정상들이 후쿠시마산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섭취하는 장면을 원전 오염수 방류 명분의 한 축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NHK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는 19∼21일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서 참석하는 각국 정상과 외신 기자단에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사용한 식품을 내놓기로 했다. 

우치보리 후쿠시마현 지사는 지난 15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요인의 식사에 (후쿠시마)현산 식재료 등이 활용되고, 국제미디어센터에 후쿠시마현의 사케와 가공식품이 제공된다고 듣고 있다"며 이 같은 사실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G7 회원국 정상들과 윤석열 대통령도 후쿠시마산 식재료로 만든 요리를 먹게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G7 회원국과 초청국, 초청 국제기구가 참여하는 확대회의에 참석해 발언할 예정이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G7 정상회의를 취재하는 해외 언론 관계자들이 머무는 국제미디어센터에도 후쿠시마 복숭아를 사용한 주스와 토속주, 양갱 등이 제공된다. 

우치보리 지사는 "(G7 정상회의는) 부흥의 길을 걷고 있는 후쿠시마현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는 귀중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또 "G7 정상회의에서 일본 정부의 정보 발신으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등에 대해서도 각국의 이해가 깊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5월1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 주최로 열린 히로시마 G7 정상회의 대응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등을 촉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G7에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올리고, 또 이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것은 올 여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앞두고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에 대한 안전성 홍보를 극대화하고, 동시에 국제사회 여론을 환기해 반발을 누그러뜨리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국 정상들의 후쿠시마산 식재료 섭취로 안전성에 문제가 없음이 입증됐고, 따라서 오염수 방류 역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파하는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일본의 후쿠시마산 식재료 사용은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 당시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됐다. 당시 선수촌 식당에서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사용하면서 반발이 일었고, 일부 국가는 자체적으로 식사를 제공하며 이를 보이콧했다. 한국 선수단도 자체 급식지원센터를 통해 후쿠시마현과 인근 8개 현을 제외한 지역의 식자재로 만든 도시락을 제공했다.

한편, 오는 23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파견될 예정이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 활동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일 간 차 실무회의가 종료됐지만, 구체적인 시찰 항목과 범위, 세부 일정을 놓고 양측 이견이 표출되면서다. 

3박4일 조사 기간과 20명 안팎의 파견 규모 등 큰 틀에는 합의했지만 세부적인 사항을 두고 양측은 아직 조율을 끝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이 1급 시설인 만큼 통상 일주일 전에 명단이 통보돼야 하는데, 협의가 늦춰져 전문가를 포함한 시찰단 명단 확정이 늦어질 경우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 4시간 가량 진행된 2차 실무회의 종료 후 "일본 측과 협의가 완료되지 않았다"며 추가적인 실무 협의 계획은 없으며 '외교 경로'로 일본과 계속 소통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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