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증권사 부동산 PF 손실 처리 요구…시장 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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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증권사들이 사실상 회복 불능 상황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해서도 손실을 확정하지 않자, 금융당국이 메스를 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들은 사실상 회복 불가능한 부동산 PF에 대해서도 손실 처리를 하지 않고 충당금으로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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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1분기 2365억 급증한 대손충당금
금감원 "상각으로 건전성 지표 개선 효과"…업계, 손익악화 우려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일부 증권사들이 사실상 회복 불능 상황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해서도 손실을 확정하지 않자, 금융당국이 메스를 대기 시작했다. 혹시 모를 PF 손실에 대비해 쌓아둔 충당금에 대해 손실 확정하도록 요구한 것이다. 이에 하반기 손익 악화가 불가피한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달 초 '부동산 PF 대출 대손상각 관련 유의사항'이라는 공문을 통해 부동산 PF 대출 중 추정 손실로 분류한 것에 대해 대손상각 절차를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반기 결산 등을 고려해 이달 중 절차를 진행해달라고 시한도 제시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PF 대출 중 부실화가 생겨서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은 자산건전성 분류상 최종손실로 분류하도록 한다"며 "100% 충당금으로 잡혀있는 금액을 장부에서 털어내면 연체율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이 증권사들의 대손 처리 방식에 손을 댄 건 지난해 PF 부실로 증권사들의 PF 관련 대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부동산 PF 관련 대출은 지난해 말 기준 5조2000억원 수준이다. 이와 별도로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부동산 PF에 대한 신용보강(매입보장, 매입확약)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20조9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들은 사실상 회복 불가능한 부동산 PF에 대해서도 손실 처리를 하지 않고 충당금으로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충당금은 손실이 날 가능성이 있으니 대비하기 위해 설정한 금액이며, 이를 상각하면 손실 및 비용으로 처리된다.
증권사들이 정부 지원만 바라보며 손실로 확정하지 않는다며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금감원이 증권사 재무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대손상각을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6개 증권사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1분기 신규 대손충당금 설정액은 2365억원에 달한다. 1분기 말 대손충당금 설정액은 총 2조7483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말 대비 9.42% 증가했다.
신규 대손충당금 설정액이 200억원 이상인 곳으로는 한국투자증권(333억원), 하이투자증권(291억원), 다올투자증권(214억원), 하나증권(214억원), 메리츠증권(201억원) 등이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에 PF 충당금만 있는 건 아니지만, 증권사들이 PF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을 적극적으로 쌓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실채권이 손실 처리되면 일부 증권사들의 경우 손익 악화가 불가피할 수 있으나 시장 전체에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지난해 PF 사태 발생 이후 사업장별 건전성을 재분류하도록 했는데, 이 중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에 대해서만 손실로 분류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또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이 개선되는 효과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손실이 확정되면 이익이 감소할 순 있겠지만, 충당금이든 손실이든 회계처리 방식의 차이일 뿐이고 실질적으로 달라지는 건 없는다"며 "다만 감독당국이 일괄적으로 대손상각을 요구한 건 회계 처리의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oinciden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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