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이 주인공” 민주당이 비판한 尹정부 5·18사진, 文때도 썼다

18일 국가보훈처 SNS에 올린 5·18기념 사진. 보훈처는 논란 끝에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국가보훈처 페이스북]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국가보훈처가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트위터에 올린 사진이 계엄군을 주인공으로 했다며 야권의 집중 포화를 당했다. 그러나 과거 문재인 정부 청와대 공식 트위터 역시 해당 사진을 게재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국가보훈처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 트위터를 통해 “오늘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밑거름이 된 오월 정신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면서 민주화운동 당시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그러나 해당 사진의 구도가 광주 시민들을 바라보는 계엄군 시점이라는 점에서 민주당 측 비판이 잇따랐다. 사진 속에서 버스 위에 올라간 시민들은 자세히 보이지 않고, 카메라 가까운 곳에 있는 계엄군만 부각돼 있다는 것.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계엄군이 주인공인 이런 사진을 굳이 2023년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국가보훈처의 5‧18 기념이미지로 우리가 봐야 하나?”라며 “이런 사진을 5‧18 기념 이미지로 승인하는 (곧 승격하는 보훈부)장관 후보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라고 지탄했다.

이동학 전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사진의 앞뒤가 바뀌어야 맞다. 맞지 않는 사진은 쓰지 말아야 한다”며 “누구 입장에서 바라봐야 하나. 앞에서는 계승을 말하고 뒤에서는 자꾸 관행적인 시선이 튀어나오니 진정성을 의심받는 것”이라고 했다.

야권의 비판 끝에 보훈처는 입장문을 내고 사과까지 했다. 보훈처는 “이번 소셜미디어 캠페인의 목적과 의도가 아무리 좋았다고 하더라도 5‧18 유가족이나 한 분의 시민이라도 불편한 마음이 드신다고 하면 결코 좋은 의미를 전달할 수 없다”라며 해당 사진을 삭제했다.

2019년 문재인 정부 청와대 공식 트위터 계정에 게재된 5.18민주화 운동 당시 사진. [트위터]

그러나 이같은 논란은 한낱 해프닝으로 밝혀졌다.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 청와대 공식 트위터 역시 같은 사진을 게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당시 문재인 정부 트위터에 올라온 5.18 관련 게시물에는 논란이 된 사진이 배경으로 삽입돼 있다. 보훈처는 이같은 사실을 인지했지만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게시물을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부산 서구동구). [안병길 페이스북]

해당 논란이 일단락 되자 국민의힘은 역공에 나섰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트집 잡은 이 사진은 2019년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직접 5·18 기념사진으로 썼던 것과 동일한 사진”이라며 “민주당 말대로라면 문재인 전 대통령이 계엄군의 편에서 계엄군을 주인공으로 삼았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민주당의 억지 트집이 문재인에게 침을 뱉은 꼴”이라며 “이처럼 마치 5·18 민주화운동을 자신들의 정치적 향유물로 여기며 정치적 선전선동의 도구로 삼는 행위야말로 5월 정신을 오염시키는 구태”라고 꼬집었다.

kace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