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노인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法 “무죄” 이유 보니

[사진 = 연합뉴스]

새벽에 어두운 옷을 입은 노인을 차량으로 치어 숨지게 했더라도 사고를 예측할 수 없었다면 운전자를 처벌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4단독(이은주 판사)은 이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기소된전세버스 운전기사 A씨(50)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21년 11월 25일 오전 6시 14분쯤 인천시 중구 횡단보도에서 전세버스를 몰다가 B씨(78)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해가 뜨기 전 새벽 시간에 자전거를 타고 무단횡단을 하다가 버스에 치였고, 사고 후 15시간 만에 숨을 거뒀다. 당시 B씨는 검은색 옷을 입고있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고라니 같은 동물이 지나가는 줄 알았다. 경적을 울리면 도망갈 거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한 후 법정에서는 “B씨를 발견하고 경적을 울렸다. 버스 속도를 줄이려고 노력했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법원은 A씨가 여러 상황을 감안할 때 당시 사고를 예측할 수 없었다고 판단했다.

이 판사는 “주변이 어두웠고 B씨도 검은색 계통의 옷을 입고 있어 A씨가 자전거를 타고 무단횡단하는 그를 쉽게 발견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검찰 증거만으로는 A씨가 사고를 예견하거나 회피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