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코인 논란] ②왜 트래블룰 시행 직전에 옮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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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의원이 트래블룰(자금이동추적시스템) 시행 직전 대량의 코인을 거래소에서 개인지갑으로 옮긴 것에 대해 "실명계좌를 이용해 문제없다"고 해명하면서 규제 회피 논란은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 실명계좌는 대형거래소 이용때만 적용되고, 거래소를 떠나 코인 대 코인으로 이동시에는 실명제는 적용될 여지가 없다"며 "김 의원은 트래블룰 시행 직전에 대량의 코인을 거래소에서 빼 신원이 특정되지 않는 개인지갑으로 옮기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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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개인지갑 이체 후 추적불가 노린 듯”
김남국 의원이 트래블룰(자금이동추적시스템) 시행 직전 대량의 코인을 거래소에서 개인지갑으로 옮긴 것에 대해 "실명계좌를 이용해 문제없다"고 해명하면서 규제 회피 논란은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업계는 가상자산 거래 실명제(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와 트래블룰의 차이점, 트래블룰을 피해 개인지갑 간 코인 이체가 가능한 점 등을 근거로 여전히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김 의원 언급한 '실명제'와 트래블룰은 적용대상 등 차이
먼저 전문가들은 거래 실명제와 트래블룰은 적용대상에서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실명제는 법정화폐(원화) 거래를 명확히 파악하기 목적으로 시중은행 계좌와 연결된 5대 거래소에만 적용된다. 이에 비해 트래블룰은 정부 신고를 마친 36개 가상자산사업자(5대 거래소 포함)에 자금이동 기록 의무를 규정했다.
지난해 3월 시행된 트래블룰은 가상자산 등 자금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 자금세탁을 방지하는 게 주목적이다. 전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최초로 시행했으며, 정부 신고를 마친 가상자산사업자는 가상자산 송수신인의 신원정보를 의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관건은 실명제를 통해 개인 확인을 거쳤더라도 거래소를 빠져나온 코인은 이동시 트래블룰에 안 잡힌다는 것이다. 정부 신고를 하지 않은 가상자산 지갑 업체는 개인지갑 간 거래시 보고 의무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클립 등 개인지갑 간 거래는 트래블룰에 안 잡혀
지난해 초 김 의원이 업비트에서 위믹스를 대량 출금 때 사용한 카카오의 계열사 그라운드X가 운영하는 '클립' 지갑이 대표적이다. 업비트 등 대형거래소는 거래소에서 클립 개인지갑으로 이동시 지갑 주소 정보를 파악해야 하지만, 클립지갑 간 거래에 대해서는 그라운드X가 파악하고 보고할 의무가 없다. 그라운드X 관계자는 "클립에서 클립으로 옮길 때 보고 의무가 없고 수량, 금액 등도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김 의원은 특정금융정보법 시행 전인 지난해 1~2월 대형거래소에서 86만개 이상 대량의 위믹스를 클립 개인지갑으로 보낸 후, 또 다시 개인지갑 10개를 활용해 코인을 분할한 정황이 발견됐다. 업비트가 신고하지 않았다면 쪼개진 개인지갑과 상당 물량의 위믹스 이동 경로 추적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러한 이유로 업계 전문가들은 김 의원이 트래블룰 시행 직전에 거래소에 있던 대량 코인을 거래가 잡히지 않는 개인지갑으로 이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 실명계좌는 대형거래소 이용때만 적용되고, 거래소를 떠나 코인 대 코인으로 이동시에는 실명제는 적용될 여지가 없다"며 "김 의원은 트래블룰 시행 직전에 대량의 코인을 거래소에서 빼 신원이 특정되지 않는 개인지갑으로 옮기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지갑업체 관계자도 "국내 많은 투자자들이 이용하는 메타마스크, 클립 등 지갑은 법적 의무가 없고 개인지갑 간 거래시 누가 알 수도 볼 수도 없어 거래 과정을 드러내지 않고 코인을 대량 이체하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용순 (cy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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