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몬태나주 “틱톡 다운로드·운영 전면 금지” 첫 입법

그레그 지안포트 미국 몬태나 주지사가 17일(현지시각) 틱톡의 운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하고 있다. 몬태나 주지사실 제공. AP 연합뉴스

미국의 몬태나주가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 업로드를 전면 금지했다. 미국에서 틱톡의 전면 금지는 처음이다.

미국 몬태나주 의회는 17일 틱톡 앱의 모바일 앱스토어 업로드를 금지하는 법안을 의결했으며, 그레그 지안포트 주지사(공화당)는 이날 의결된 법안에 서명했다고 <에이피>(통신)이 보도했다. 지안포트 주지사는 이날 성명을 내어 “오늘 몬태나주는 중국 공산당이 몬태나 주민의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결정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이 법에 따르면 몬태나주에서 틱톡 앱의 다운로드는 금지된다. 이를 어기고 몬태나 주민에게 틱톡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하는 기업에는 1건당 하루에 1만달러(133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다만, 이용자에게는 벌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법은 내년 1월1일부터 발효한다.

틱톡은 중국의 기술기업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으로, 전세계적으로 10억명 이상이, 미국에서만 1억5천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그동안 중국 당국이 틱톡 이용자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수집해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경고음을 내왔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와 50개 주정부의 절반 정도가 공공기관의 틱톡 이용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전면적인 금지에 나선 건 이번에 몬태나주가 처음이다.

틱톡은 즉각 몬태나주민이 틱톡을 자유롭게 이용할 권리를 침해하는 법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틱톡의 대변인 브루크 오버웨터는 “지안포트 주지사는 수정헌법 1조를 침해하는 법안에 서명했다”며 “몬태나주 안팎에서 우리 앱 이용자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계속 노력을 하겠다”고 소송 의사를 내비쳤다. 미국 수정헌법 1조는 언론·출판·집회·종교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다.

언론자유를 중시하는 단체도 수정헌법 1조 위반이라며 반대에 나섰다.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이라는 단체는 성명을 내어 “극히 심각하고 즉각적인 국가안보 위험을 막기 위해 필요하지 않는 한, 정부가 틱톡과 같은 의사소통 플랫폼을 전면 금지할 수 없다”며 “그런 안보위험이 있더라도 전면 금지가 유일한 선택지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법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기술적으로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하면 감시의 눈을 피해 누구든 틱톡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상사설망은 온라인 데이터를 암호화해 다른 사람의 감시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