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보호구역 ‘불안불안’···안전 민원 1년새 8배 폭증
연이은 초등학생 사망 사고 영향
안전펜스·단속카메라 등 설치 요구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안전 관련 민원 건수가 지난 1년 새 8배로 폭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논란이 된 초등학생 사망 사고 등을 계기로 어린이 보호구역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졌음을 상징한다.
18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간 범정부 민원분석시스템에 수집된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 관련 민원은 총 37만981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7010건)의 8.1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2년 전 같은 기간(3만8755건)과 비교하면 10배에 달한다.
민원은 지난해 12월 4만4546건으로 급격히 늘어난 이후 지난 1월(8만8819건), 2월(9만315건), 3월(11만3700건)까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3월까지 민원 건수(33만7380건)는 지난 1년간 총 민원의 89%를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잇따라 발생한 초등학생 사망 사고가 민원 급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초등학생이 세곡동 아파트 앞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버스에 치여 숨졌고, 언북초등학교 인근에서 하교하던 초등학생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했다.
어린이 보호구역 보행로에 차량이 침범할 수 없도록 도로와 보행로 사이에 강력한 안전 펜스를 설치해달라는 민원이 많았다. 특히 지난달 대전 서구에서 어린이 보호구역 보행로를 걷던 초등학생이 대낮에 음주운전 차량 침범으로 숨지자 이러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각 지역 시민들은 “학부모로서 등굣길이 매일 불안하다” “안전사고가 난 후에야 안전 펜스를 설치할 건가” “현재 설치된 키 낮은 안전 펜스는 도보로 다니는 어린이들을 차량 사고 위험으로부터 막아주지 못한다”며 안전 펜스 강화를 촉구했다.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 과속 단속 카메라와 과속 방지턱, 신호등 등 안전시설 설치 요구도 많았다. 보행자 안전을 위해 어린이 보호구역 내 불법 주정차 단속 카메라를 설치해달라는 민원도 다수였다.
“통학로가 아닌 엉뚱한 길이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초등학생 통학 횡단보도 신호가 보행 도중 바뀌어 위험한 경우가 너무 많다”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차로 구조가 복잡해 무단횡단이 매일 이뤄지고 있다”며 각 지역 보행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대책 요구도 잇따랐다.
권익위는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 민원 폭증과 관련해 민원 예보를 발령하고 관계 기관에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안전 펜스 설치 의무화, 과속 단속 카메라와 신호등 등 안전시설 필수 설치, 불법 주정차 단속 카메라 설치 권고. 어린이 보호구역 맞춤형 대책 수립 등이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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