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틈으로 철사를 '쑥'…부동산 직원이었다 "매물 확인하려고"

혼자 사는 여성의 집에 한 남성이 침입하기 위해 철사로 올가미를 만들어 문고리에 걸고 있다. /영상=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한 남성이 철사로 올가미를 만들어 혼자 사는 여성의 집 문을 강제로 열려고 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해당 남성을 40대 부동산업체 직원으로 특정하고 조만간 불러 입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지난 16일 오후 4시10분쯤 "신원 미상의 남성이 무단 침입을 시도했다"는 내용의 신고를 접수했다.

이 집에 혼자 살던 20대 여성 A씨는 "누군가 현관문 밖에서 문틈으로 철사를 넣더니 손잡이에 걸어 문을 열려고 했다"고 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나 지금 너무 소름 돋는다'는 제목의 글과 함께 동영상을 공유했다.

영상에는 올가미 형태로 만들어진 철사가 현관문 밖에서 들어와 문고리에 건 뒤, 아래로 잡아당기는 모습이 담겼다. 문밖에서 누군가가 계속 문을 열기 위해 힘을 주느라 문고리에선 철컹철컹 소리까지 났다. 문밖의 남성은 집주인과 2분 동안 대치한 끝에 도망갔다.

A씨는 "어디서 연락받은 거 하나도 없다. 문 못 열게 철사 잡고 '누구냐'고 물어봤는데, 부동산에서 왔다고 했다. '전화하셨어야죠' 하니까 벨을 눌렀다며 어쩌고 하길래 바로 경찰에 전화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 CCTV 분석과 탐문 수사 등을 토대로 한 부동산업체 직원인 40대 남성 B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B씨는 경매 입찰 매물로 나온 집의 내부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A씨의 집을 찾았으며 사람이 없는 줄 알고 문을 열려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를 불러 조사한 뒤 입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절도 등의 범행 목적이 아니더라도 B씨 행위 자체에 위법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일단 조사 후 입건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혼자 사는 여성의 집에 한 남성이 침입하기 위해 철사로 올가미를 만들어 문고리에 걸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