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혁신안대로 변해도 4대 그룹 재가입은 ‘글쎄’

서진우 기자(jwsuh@mk.co.kr) 2023. 5. 1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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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정경 유착 통렬히 반성
혁신안이 4대 그룹 유인할 것”
윤리경영委로 부당외압 차단
포털·젊은 오너 등도 회장단에
한경연 흡수로 연구기능 강화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한국경제인협회’라는 새 간판을 달고 공정한 의사 결정 구조를 갖춘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 환골탈태한다.

18일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사진)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산하 별도 법인이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흡수 통합해 국내외 기업·경제 환경에 대한 연구 결과물을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4가지를 더해 총 5가지 방안으로 변화를 꾀하겠다는 게 전경련의 포부다. 연구 기능만으로는 전경련 역할을 다할 수 없는 만큼 투명한 의사 결정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개입으로 삼성전자·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이 회원사에서 탈퇴한 점을 감안해 외부의 부당한 압력을 막기 위한 윤리경영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김 직무대행은 “윤리경영위는 비기업인 중심 외부 인사로 구성해 회원사들이 물질적·비물질적 부담을 지지 않도록 부당한 압박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며 “회장단과 사무국 등이 마련한 중요한 의사 결정안도 반드시 윤리경영위를 거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리경영위 마련에 대해 김 대행은 “통렬한 자기 반성”인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전경련이 그간 시민사회보다 정부와의 관계에만 치중해 역사의 흐름을 놓쳤다”고 자성했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
기존 11개사로 구성된 회장단을 확대하는 것도 혁신안에 포함됐다. 젊은 오너들을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것이다. 김 직무대행은 “시대 흐름에 맞게 인터넷 포털사 대표나 젊은 오너를 추가해 회장단을 확대하고자 한다”며 “이러면 신산업 분야 의견도 더 많이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한국경제인협회는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가치를 제대로 알리는 국민 소통에 주력하는 점, 연구 기능 강화에 필요한 각종 소위원회를 산하에 늘리는 점 등을 내세웠다. 김 직무대행은 “이번 혁신안 마련의 벤치마킹 대상은 미국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이라며 “지난 방미 때 해당 테이블의 다양한 소위원회가 연구 중심 결과물을 많이 내놓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향후 정관 변경을 거쳐 새 로고를 마련하는 등 정비 작업에 나선다. 다만 기존 전경련의 영문 명칭인 ‘FKI(The Federation of Korean Industries)’는 그대로 사용한다.

이번 혁신안에 대해 재계에선 4대 그룹의 재가입을 이끌 만한 요소를 더 확실히 집어넣었어야 했다는 시각을 내놓는다. 4대 그룹 재가입이 이뤄지지 않고서는 혁신안이 성공해도 전경련 위상은 여전히 낮을 수밖에 없다.

김 직무대행은 “혁신안은 회장단 동의를 거쳤을 뿐 아니라 마련 과정에서 4대 그룹 실무진과의 소통도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좋은 상품은 잘 팔리기 마련이듯 우리가 혁신안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4대 그룹도 자연스럽게 재가입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오는 8월말로 예정된 김병준 직무대행의 임기가 마감되면 정식 후임 회장을 선임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전경련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4대 그룹 총수 중 1명이 새 회장을 맡거나, 기존 회장단에서 중량감 있는 인물이 신임 회장으로 선임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김 직무대행은 “신임 회장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1961년 전경련 전신인 한국경제인협회 창립 총회에서 초대 회장인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운데)가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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