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10% 받는 재미 쏠쏠하네…서학개미 3500억 담은 이 상품은 [월가월부]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3. 5. 1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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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드콜 전략 활용 JEPI
年배당률 10% 육박해
현금흐름 필요 은퇴자 유리
매년 배당 10% 성장 SCHD
청년층 적립식 매수 유리
사진=연합뉴스
올해 서학개미들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미국 증시에서 배당 상장지수펀드(ETF)를 3500억원가량 사들이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제피’, ‘슈드’라고도 불리는 ‘JP모건 에쿼티 프리미엄 인컴(JEPI)’ 및 ‘슈와브 US 디비던드 에쿼티(SCHD)’ ETF가 그 주인공이다.

두 종목은 경기방어주 자산 비중이 높아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자랑하지만 운용 방법은 완전히 다르다.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는 JEPI ETF는 주가의 상방은 제한되지만 매월 일정 현금흐름을 창출하기 위한 중·장년, 은퇴자들에게 유용하다. 반면 연평균 10% 배당 성장률을 자랑하는 SCHD ETF는 2030세대들이 장기 적립식으로 모아가기 좋은 상품이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올해 들어 배당 종목인 JEPI ETF를 1억6809만달러(약 2236억원) 순매수 했다. 또 다른 배당 종목인 SCHD ETF도 같은 기간 1억1993만달러(1595억원) 사들였다. 두 상품은 올해 서학개미 순매수 순위 4~5위로 배당 ETF 중엔 선두를 다투고 있다. 지난해 약세장을 경험한 후 준수한 주가 방어력과 배당 매력에 안전자산을 적극 편입하는 모습이다.

자웅을 겨루고 있는 두 상품의 운용방법은 사실 꽤 다르다. SCHD ETF는 대다수 ETF와 동일하게 추종지수(다우존스 US 디비던드 100)가 있는 패시브 상품이다. 10년 연속 배당금 지급, 5억달러의 시가총액, 200만달러의 일일 평균 거래량 등 조건을 통해 자산을 편입한다. 펩시코(4.67%), 머크(4.48%), 코카콜라(4.44%), 브로드컴(4.21%), 홈디포(4.12%) 등 꾸준히 배당금을 지급하는 경기방어주 비중이 높다.

미국 투자정보플랫폼 시킹알파는 “SCHD ETF는 경기침체 여부에 관계없이 매수할 수 있는 최고의 배당 ETF”라며 “지난 10년 동안 배당이 성장했고 포트폴리오도 잘 분산돼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JEPI ETF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본적 흐름이 유사하지만 추가로 JP모건 소속 애널리스트들의 역량이 중요한 액티브 상품이다. 공통적으로 펩시코, 코카콜라 등 경기방어주를 담고 있지만 JEPI ETF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술주도 포함하고 있다.

분배금 지급 주기도 다르다. JEPI ETF는 매월 분배금을 지급한다. SCHD ETF는 분기 배당(3·6·9·12월)이다. 4월 말 기준 JEPI, SCHD ETF의 배당수익률은 각각 9.78%, 3.64%다.

JEPI ETF의 배당수익률이 높은 이유는 분배금 수익 창출이 유리한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커버드콜은 기초자산 매수와 동시에 해당 자산 콜옵션을 매도하는 전략이다. 콜옵션 매도분을 분배금 수익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보통 커버드콜 상품의 배당수익률은 10%에 육박하기도 한다.

기초자산이 하락하게 되면 옵션 매도 프리미엄만큼 손실이 완충된다. 다만 기초자산 상승 시엔 수익률이 일정 수준으로 제한된다. 증시가 대세 상승장으로 진입하게 되면 상방이 막히는 역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때문에 증시가 횡보할 때 높은 분배금 수익을 얻기 위해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배런스에 따르면 JEPI ETF의 펀드매니저인 해밀턴 레이너는 “이 전략은 옵션 수입 때문에 ‘범위 제한 시장’에서 잘 작동한다”며 “침체된 시장에서 어느 정도 주가 보호도 제공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선 단순 배당수익률만을 보고 판단하기보다는 투자자의 상황, 증시 전망을 고려한 후 투자 상품을 고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향후 증시가 횡보할 것이라고 예상하거나 매월 일정 수준의 현금창출이 필요한 중·장년층, 은퇴자라면 JEPI ETF가 유리할 수 있다. 환율, 비용 등 요인을 배제하고 5억원을 JEPI ETF에 넣으면 매월 세후 346만원의 분배금 수익을 손에 쥘 수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 배당 ETF를 적립식으로 모아가길 원하는 사회초년생 등 2030세대라면 SCHD ETF 투자가 유리할 수 있다. SCHD ETF는 지난 2011년 출시 후 3배가량 주가가 상승했다. 상방이 막힌 JEPI ETF 대비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률은 높을 수 있다. 해당 기간 분배금 수익까지 포함하면 수익률은 더욱 높아진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강조한 장기 투자 시 복리의 마법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두 상품 모두 올해 성과는 시장 평균치보다 좋지 않다. S&P500지수가 연중 8.75% 상승했지만 JEPI 및 SCHD ETF의 수익률은 각각 0.42%, -6.99%로 부진한 편이다. JEPI ETF는 상방이 제한됐기 때문에, SCHD ETF는 올 상승을 이끄는 기술주 비중이 없어서다.

미국 더스트리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 주기를 끝내고 시장이 더 큰 침체 위험에 접어들 때까지 배당 ETF의 실망스러운 성과는 계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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