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이번엔 중국의 현대 미술 ‘경매 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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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 홍콩에서 열린 한 ‘이브닝 세일(고가 작품 경매)’에서 ‘검은 피카소’로 불리는 미국 흑인 화가 장 미셸 바스키아의 작품이 팔렸다. 수수료를 포함한 최종 가격은 1억560만홍콩달러(약 180억원). 미국 화가 웨인 티보가 2011년 그린 ‘진열장 안의 케이크’도 7920만홍콩달러(약 130억원)에 팔렸다. 이 경매는 중국의 대형 미술품 경매회사 폴리옥션이 주관했다.
오랫동안 수묵화·도자기·서예 같은 중국 고미술에 집중해온 중국 경매회사들이 본격적으로 서양 미술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서구 문화와 현대 미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중국 경매업체들도 현대 서양 작품의 수급을 늘리고 있다. 중국에서 ‘경매 굴기’가 벌어지는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경매 업체들이 해외 사무소를 확대하며 올해 현대 미술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2000년대 들어 중국에서는 고액 자산가들이 늘어나면서 경매 시장도 빠르게 성장했다. 예술 작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폴리옥션, 차이나 가디언, 용러옥션 같은 중국 경매 업체 몸집도 덩달아 커졌다. 미국에 이어 둘째로 큰 경매 시장이 됐다. 그래도 한계가 있었다. 크리스티나 소더비 같은 글로벌 선두 주자와 달리 대부분 중국 작품 위주로 경매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달라졌다. 중국 경매회사들은 서양 현대 예술로 눈을 돌리며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폴리옥션은 2021년 런던에 본사를 둔 필립스와 협업해 독일 작가 게르하르트 리히터 작품을 포함한 현대 미술 작품을 여럿 선보였다. 폴리옥션은 올해 런던과 서울에 사무실을 새로 열어 본격적으로 국제화에 시동을 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나 가디언 역시 올해 서양 현대 미술품을 더 많이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런 변화는 중국에서 MZ 세대 미술품 수집가가 늘어나고 있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해외에서 유학하거나 일한 경험이 있는 중국의 부유층 MZ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현대 예술이나 서양 작품에 개방적이다. 미술 시장 분석업체 아트론은 “중국에서 새로운 세대 수집가들이 미술 시장에 진입하면서 젊은 작가와 서양 문화 인기는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 신진 화가 로이 홀로웰의 작품은 2019년 뉴욕 경매에서 13만7500달러에 낙찰된 이후 작년 홍콩 경매에서 96만3500달러에 판매됐다. 3년 사이 금전적 가치가 7배 급상승했다.
중국 경매회사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도 서양 예술 작품을 다룰 필요가 있다고 여긴다. 작년 세계 경매 시장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제품 순위를 보면 중국 예술가 자오 우키와 장다첸 정도를 제외하곤 서구권 작품이 대부분 100위 안을 차지했다. 현대 미술은 작년 경매 시장 매출의 54%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수익성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맞서 전통적인 강자인 크리스티·소더비·필립스도 중국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필립스는 지난 3월 홍콩에 4600㎡(약 1400평) 규모 신사옥을 개장했다. 크리스티 역시 내년 홍콩에 있는 아시아·태평양 본사를 유명 건축 회사 ‘자하 하디드 건축사무소’가 설계한 건물로 옮기고 경매장과 전시 공간을 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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