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에너지원 ‘그린수소’ 생산비용 10분의 1로 줄였다

KIST 연구진

박현서 KIST 책임연구원(왼쪽)이 연구팀과 함께 실험 장비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KIST 제공.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거나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청정 에너지원 수소를 얻는 ‘그린수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장치가 비싼 게 흠이다. 보통 쓰이는 고분자 전해질막 수전해 장치에 사용되는 이리듐, 백금 등 희귀금속이 비싸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박현서 수소·연료전지연구센터 책임연구원팀이 고분자 전해질막 수전해 장치에 사용되는 이리듐, 백금 등 희귀금속 사용량을 대폭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리듐 사용량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면서도 성능을 유지하는 기술이다. 

고분자 전해질막 수전해 장치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공급받은 전력으로 물을 분해해 고순도의 수소와 산소를 생산하는 장치다. 제철, 화학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수소를 공급한다. 

일반적으로 수전해 장치에는 수소와 산소를 만드는 2개의 전극이 있다. 부식이 잘되는 산소 발생 전극의 경우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금이나 백금을 전극 표면에 코팅하고 그 위에 이리듐 촉매를 코팅한다. 

연구팀은 고분자 전해질막 수전해 장치의 산소 전극 보호층으로 사용되던 희귀금속인 금과 백금을 값싼 질화철로 대체했다. 이를 위해 전극 위에 전기 전도성이 낮은 산화철을 균일하게 코팅하고 산화철을 질화철로 변환시켜 전도성을 높이는 복합 공정을 개발했다. 질화층 보호층 위에 약 25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두께의 이리듐 촉매를 균일하게 코팅하는 공정을 개발해 이리듐 촉매 사용량을 기존보다 10분의 1로 줄였다. 

개발된 전극은 기존의 상용 수전해 장치 성능을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이리듐 촉매 사용량을 기존의 10% 수준으로 낮췄다. 신규 부품을 적용한 수전해 장치를 100시간 이상 운전해 초기 안정성도 검증했다. 

박현서 책임연구원은 “고분자 전해질막 그린수소 생산장치의 경제성과 보급 확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연구로, 백금 대신 값싼 질화철을 사용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플라이드 카탈리시스 B:환경’ 최신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