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검찰 요구로 이재명 불송치 사건 잇따라 재수사

경찰, 경기도·남양주시 ‘감사 거부’ 맞고발 사건 재수사 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월28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해 경찰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한 사건에 대해 잇따라 재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기소까지 이어진 성남에프시(FC) 사건에 이어 ‘코나아이 특혜의혹’, 이른바 ‘감사 거부’로 불거진 경기도와 남양주시 간 맞고발 사건도 검찰의 요구로 재수사 중이다.

18일 경찰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경찰이 지난해 9월 불송치 결정한 경기도와 남양주시 간 맞고발 사건에 대해 수원지검이 지난달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이 사건은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이 ‘2020년 11월 남양주시에 대한 경기도 특별조사에 불법적 요소가 있다’며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와 경기도 직원들을 고발하자, 경기도도 남양주시를 상대로 맞고발한 사건이다. 경찰은 당시 남양주시에 대한 특별감사가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불송치 결정했다.

검찰은 남양주시가 경기도를 상대로 낸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 결과를 토대로 재수사를 요청했다. 헌재는 지난 3월 권한쟁의심판 청구 사건에서 14건의 특별조사 대상 가운데 8건에 대해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감사 개시 요건을 갖췄다’고 결정했다. 나머지 6건은 재판관 전원일치로 ‘남양주시의 자치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지방자치권 침해 결정을 받은 6건은 △기타 언론보도, 현장 제보 등 △홍보팀의 댓글 작업 △금연지도원 부당 채용 △인사권 행사 문제 △보도자료 정정 △에코랜드 야구장에 관한 사무 등이다.

검찰은 헌재가 자치권 침해라고 판단한 6건에 대해 위법성이 있다고 보고, 재수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 결정 이후 한 시민단체도 이 대표를 직권남용권리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월에도 경찰이 불송치 결정한 지역화폐 관련 ‘코나아이 특혜 의혹’ 고발 사건도 재수사 요청해 현재까지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 사건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지역화폐 운용사인 코나아이에 낙전수입 등 추가 수익을 배분할 수 있도록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다. 낙전수입은 유효기간과 채권소멸 시효가 지났지만, 이용자가 사용·환불하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경찰은 당시 ‘협약 내용을 볼 때 낙전수입을 취할 수 없는 구조이며, 관련법 제정 및 개정 등으로 특혜 우려가 해소됐다’는 취지로 무혐의 처분했다.

경찰이 지난 2021년 9월 불송치했던 성남에프시(FC) 후원금 의혹의 경우,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로 재수사 끝에 결국 이 대표가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성남에프시 후원금 사건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자 성남에프시 이사장으로 있을 때인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성남에프시가 두산건설 네이버 등 관내 4개 기업으로부터 후원금과 광고비 명목으로 133억5천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민주당은 “성남에프시 사건은 검찰이 이 대표를 엮기 위한 편파·조작 수사”라고 일축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