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정신 헌법 수록…野 "원포인트 개헌" 與 "꼼수아닌 방안 모색"

5·18 기념식 맞아 이재명·박광온 언급…"약속 지켜라"
정부·여당, 원 포인트에 부정적…김기현 "실천 방안 찾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오월정신 국민과 함께'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5.1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을 맞아 야권을 중심으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원 포인트 개헌'을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만큼 추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와 여당은 야당이 '원 포인트 개헌'을 꺼낸 당내 상황에 집중하면서 현실적이고 실천적 대안을 찾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기념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5·18 정신 헌법 수록은 대선 당시 여야 할 것 없이 약속했던 대국민 공약이었다"며 "다음 총선에서 원 포인트 개헌으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자고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가 폭력에 책임이 있는 정부와 여당은 말로만 반성하고 추념하고 기념할 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아무리 민주주의를 외친다고 해도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5·18 기념식 전날(17일)에도 원 포인트 개헌을 정부와 여당에 공식 제안한 바 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할 수 있도록 당력을 집중할 것"이라며 "여야 정치권의 이견도 없고 국민적 공감대도 마련됐다. 윤 대통령이 의지와 일정을 제시만 한다면 여야가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민주당의 원 포인트 개헌 제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이 대표가 당내 상황에 대한 국면 전환용 카드로 원 포인트 개헌을 꺼내들어 진정성이 결여돼 었다는 시각이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당내에 있는 여러 가지 논란 때문에 매우 다급하지 않냐"며 "분명하게 하나씩 매듭지어야 될 일까지도 국민의힘을 대상으로 정치적인 메시지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개헌에 대해서는 "원 포인트 만으로 개헌이 된 예가 없기 때문에 조금 더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접근으로 개헌에 관한 진지한 논의를 이어가기 바란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이 대표의 제안에 대해 "광주와 5·18 정신을 모독하는 것이다. 5·18과 개헌을 이용하려는 것은 비리 정치인의 꼼수"라며 일축했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도 '오월의 정신'을 강조했지만 개헌에 대해선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개헌 자체는 윤 대통령의 공약인 데다 국민의힘이 당세가 약한 호남 지역을 공략하는 '서진'(西進) 전략을 추진하는 만큼, 원 포인트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여야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광주 현장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는 것은 대통령 공약이기도 하고 우리 당이 가지고 있는 입장이기도 하다"며 "저희들이 할 수 있는 실천적 방안을 잘 찾아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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