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빵바구니’ 우크라 곡물 실어낼 ‘흑해협정’ 가까스로 연장

신기섭 2023. 5. 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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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곡물을 세계에 수출하기 위한 흑해 곡물 협정이 협정 종료 시한 하루를 앞둔 17일(현지시각) 가까스로 2개월 연장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비전으로 방송된 연설에서 "우리나라의 노력, 러시아 친구들의 지원, 우크라이나 친구들의 헌신 덕분에 협정의 2개월 추가 연장이 결정됐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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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러, 흑해협정 연장 위해 비료수출 묶은 제재 해제 요구
협정만료 하루 전 극적 합의…곡물수송엔 시간 걸릴듯
흑해 곡물 협정에 따라 우크라이나 항구에서 곡물을 실은 수송선이 12일(현지시각) 튀르키예 이스탄불 앞바다를 통과하고 있다. 이스탄불/로이터 연합뉴스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곡물을 세계에 수출하기 위한 흑해 곡물 협정이 협정 종료 시한 하루를 앞둔 17일(현지시각) 가까스로 2개월 연장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비전으로 방송된 연설에서 “우리나라의 노력, 러시아 친구들의 지원, 우크라이나 친구들의 헌신 덕분에 협정의 2개월 추가 연장이 결정됐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도 협정 연장 사실을 확인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기자들에게 “협정의 연장은 세계를 위해 좋은 뉴스”라며 “암모니아를 포함한 러시아산 비료와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식량이 전세계 공급망에 안전하고 예측 가능하게 도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렉산드르 쿠브라코우 우크라이나 부총리도 협정 연장을 환영하면서 합의가 실효성 있게 이행되는 데 강조가 주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쪽은 특히 곡물을 무기화하려는 러시아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이 막히면서 세계의 식량난이 심화됐다.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7월 22일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곡물 협정을 맺어 흑해를 통한 수출길을 열었다. 협정의 시한은 그동안 두 차례 연장됐지만, 러시아는 지난달부터 자국 곡물과 비료 수출에 대한 제재 해소 약속이 이행되지 않으면 이달 18일 이후 협정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공언해왔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우리가 제기한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는 희망을 잃지 않았기 때문에” 협정 연장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교부도 “7월22일 합의에 대한 우리의 평가는 변하지 않았고, 합의 이행의 왜곡은 최대한 빨리 해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자국 비료 수출에 필요한 암모니아 수송관의 우크라이나 구간 재가동, 러시아농업은행의 국제 은행 결제망 재연결, 러시아 농업·비료 관련 기업들의 해외 자산 동결 해제 등 5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협정이 연장됐지만, 지난 4일 이후 곡물 수송을 허가 받은 선박이 한 척도 없고 16일부터는 곡물 선적도 중단되어 곡물 수출이 재개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로이터>는 곡물 협정 연장의 영향 등으로 이날 미국 시카고 곡물 거래소의 밀과 옥수수 선물 가격이 3.4%씩 하락했다고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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