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맞으며 '5월 어머니들'과 입장한 尹…'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종합)

한지훈 2023. 5. 1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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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 정문인 '민주의 문'을 '5월의 어머니'들과 함께 입장했다.

윤 대통령은 약 5분간의 기념사에서 "오늘 이 자리에 5월의 어머니들이 함께하고 계신다"며 "사랑하는 남편, 자식, 형제를 잃은 한을 가슴에 안고서도 5월의 정신이 빛을 잃지 않도록 일생을 바치신 분들"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 말미에 5·18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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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5·18기념식 참석…"어머니들 애통한 세월 헤아릴 수 없어"
묘역 참배하며 유족에 "국가권력에 의해 못돌아와…얼마나 마음 아프시겠나"
오월어머니회와 함께 입장하는 윤석열 대통령 (광주=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오월어머니회 회원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2023.5.18 zjin@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 정문인 '민주의 문'을 '5월의 어머니'들과 함께 입장했다.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는 발걸음이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기념식을 찾았다.

검은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5월 어머니 15명을 민주의 문에서 맞이했다. 이어 5·18 기념탑 앞 행사장까지 약 6분간 함께 걸었다.

광주에는 비가 약하게 내렸다. 윤 대통령은 우비나 우산을 쓰지 않은 채 다소 굳은 표정으로 어머니들과 발걸음을 이어갔다.

주요 인사들과 함께 입장하는 관례에서 벗어났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기념탑 헌화·분향도 어머니들과 3개 5·18 단체장, 학생대표 등과 했다. 방명록에는 "오월의 정신 아래 우리는 하나입니다"라고 적었다.

윤 대통령은 흰색 우비를 입은 참석자들 사이에 앉았다. 양옆에도 5월 어머니들이 자리했다. 어머니들은 기념식 중간중간 눈물을 훔쳤다.

윤 대통령은 약 5분간의 기념사에서 "오늘 이 자리에 5월의 어머니들이 함께하고 계신다"며 "사랑하는 남편, 자식, 형제를 잃은 한을 가슴에 안고서도 5월의 정신이 빛을 잃지 않도록 일생을 바치신 분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통한 세월을 감히 헤아릴 수 없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분들의 용기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5월의 정신은 우리를 하나로 묶는 구심체"라고 강조했다.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하는 윤석열 대통령 (광주=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2023.5.18 zjin@yna.co.kr

윤 대통령은 기념식 말미에 5·18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오른손 주먹을 쥐고 흔들며 5월 어머니들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과거 보수 정부에서는 노래를 식순에서 제외하거나, 참석자가 다 함께 부르는 제창 대신 합창으로 대체해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윤재옥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박광온 원내대표 등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여야 지도부도 팔을 흔들며 함께 제창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1묘역에 안장된 고(故) 전영진·김재영·정윤식 열사 묘역을 참배하고 유족을 위로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 중 대동고 3학년이었던 전영진 열사는 1980년 5월 21일 시위에 참여했다가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

윤 대통령은 고인의 부모인 전계량·김순희 씨 손을 잡고 "자식이 전쟁에 나가서 돌아오지 않아도 가슴에 사무치는데, 학생이 국가권력에 의해 돌아오지 못하게 돼 그 마음이 얼마나 아프시겠나"라고 위로했다.

김재영 열사는 42년간 무명 열사로 묻혀 있다가 올해 초 유전자 조사를 통해 최종 신원이 확인됐다. 정윤식 열사는 시민군으로 전남도청에서 끝까지 항전하다 체포됐고, 고문 후유증으로 2년 뒤 사망했다.

정윤식 열사의 형 춘식 씨는 윤 대통령 손을 잡고 "43년 만에 대통령이 묘소를 찾아줘서 동생이 소원을 풀었다"고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유영봉안소를 방문했다. 시신을 찾지 못한 희생자나 다른 묘역에 묻힌 고인의 영정을 모신 곳이다.

윤 대통령은 이곳에서 윤상원, 윤한봉, 명노근, 김녹영 등 고인들의 사연을 듣고 명복을 빌었다.

이날 기념식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장관 14명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6명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의원 90여 명과 원외 당협위원장 50여 명도 함께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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