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비즈니스 모델’을 재정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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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초 필자는 수년간 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A사의 요청을 받고 전문경영인으로 취임했다.
당시 A사는 국내 최대 선박용 엔진부품 및 형단조(가열한 강재를 형틀에 압입하고 형틀 밖에서 단조 기계로 힘을 가하여 형틀 모양대로 성형하는 단조법) 전문기업으로, 선박 엔진과 상용차 관련 대형 형단조 제품 생산, 판매를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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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초 필자는 수년간 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A사의 요청을 받고 전문경영인으로 취임했다. 당시 A사는 국내 최대 선박용 엔진부품 및 형단조(가열한 강재를 형틀에 압입하고 형틀 밖에서 단조 기계로 힘을 가하여 형틀 모양대로 성형하는 단조법) 전문기업으로, 선박 엔진과 상용차 관련 대형 형단조 제품 생산, 판매를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하고 있었다. 형단조 제품은 특수강을 가열하여 단조하는 공정으로, 부가가치 창출이 제한적이고 수익성이 낮아 회사는 이익을 내지 못했고 성장을 기대하기는 더더욱 어려운 상황이었다.
필자는 A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첫째, 판매량은 과거 10년간 국내 인프라 및 건설 수요의 감소로 인하여 상용차의 수요가 50% 감소했고, 선박 엔진의 수요 또한 50% 감소하여 이에 비례해 판매량도 감소하는 전형적인 레드 오션 시장이다. 둘째, 가격은 상용차 회사 및 선박 엔진 회사와 협상에 의해 결정되나 협력사인 A사는 가격결정 권한이 없어 적정 가격의 인상이 불가능하다. 즉 A사는 판매량 증가와 가격 인상을 통한 수익의 증가가 어렵다. 셋째, 판매량 감소로 인한 제품당 고정비의 증가, 지속적인 인건비, 품질관리비의 상승으로 원가 또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원가 인하를 통한 이익의 실현이 어렵다.
필자는 A사가 당시 비즈니스 모델로는 이익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저부가가치의 형단조업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완성 부품업’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재정의했다. A사가 당시 확보하고 있던 대형 형단조 설비와 이 부분의 전문 기술 우위를 기반으로 열처리, 가공, 도장, 조립을 통해 완성 부품에 대한 제조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아울러 제품 판매 시장을 상용차, 조선 시장에서 건설중장비, 농기계 시장으로 전환했다. 당시 건설중장비 시장은 세계 도시빌딩의 리모델링 붐으로 인해 연 5%이상 성장을 하고 있었다. 농기계도 노동인구 감소 및 자동화 농기계의 사용 증가로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었다. 또한 건설중장비와 농기계 부품은 형단조로 생산하는 부품의 종류와 수요가 많고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다수의 업체에 공급할 수 있어 제품 판매량 증대, 적정 가격 책정을 통하여 사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A사는 완성 부품 영업을 시작하고 2년이 지난 2020년 중반, 미국과 일본의 메이저 4개 건설중장비 회사로부터 100억 원 상당액의 불도저 부품인 엔드 비트, 굴삭기 부품인 보스류, 스프로켓, 및 아이들러를 수주하고 개발, 납품에 성공했다. 향후 관련 부품에 대한 추가 수주로 3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단조품에서 완성 부품 판매로 전환하여 창출하는 부가가치를 증가시켰고 이는 이익률 상승으로 연결되었다.
건설중장비 시장의 성장에 비례해 매출액 또한 증가해 장기적인 성장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으며, 세계 1위 건설중장비 회사에 대한 판매 실적을 바탕으로 다른 건설중장비 회사로의 판매 기회가 많아져 더 큰 성장 기회를 제공하게 되었다. A사의 혁신 사례는 미래 시장과 수요 변화를 예측하여 ‘비즈니스 모델’을 재정의하는 것이 기업의 성장, 발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창수 더파트너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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