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젤렌스카 “방공 레이더·지뢰 제거 지원 절실”

황정호 2023. 5. 18. 15: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에 이달 들어서만 8차례 공습을 가하는 등 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초반과 달리 타국의 관심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부는 연일 각국을 돌며 외교전에 나서고 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한국을 찾은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17일 KBS를 찾았습니다. 지난해 화상 인터뷰에 이어 이루어진 대면 인터뷰인데요. 현재 우크라이나가 처한 현실 등 젤렌스카 여사와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습니다.


KBS 스튜디오에서 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과의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다

그녀는 먼저 KBS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는 것에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녀가 방한한 뒤 들려온 러시아의 키이우 공습 소식을 언급하며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Q. 1년 넘게 전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현재 전쟁 상황은 어떻습니까?

우선 KBS에서 지속적으로 우크라이나에 관심을 가지신 것에 대해서 감사드립니다. 우크라이나는 매일같이 러시아 공격을 대비하고 있고, 우리는 지금 반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빨리 반격해서 우크라이나 모든 지역들을 탈환해 평화가 빨리 찾아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남편인 젤렌스키 대통령도 해외 일정이 많고 최전방도 수시로 방문합니다. 두렵거나 걱정되진 않으십니까?

제 남편인 젤렌스키 대통령이 어딜 방문할 때마다 항상 저는 '우리 남편이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듭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장에서 있는 군인들이랑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해 가능한 자주, 전선에 있는 군인들을 방문하려고 합니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량 학살 발생 등을 전제하면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죠 우크라이나는 무기를 지원해준 국가를 언급하며 감사 영상을 만들기도 했는데, 그만큼 무기 지원이 절박하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젤렌스카 여사는 한국의 무기지원이 어렵다는 걸 잘 안다면서도 필요한 무기나 장비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군사적인 협력에도 강한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 "방어용 무기나 지뢰제거 장비 등 비살상무기 지원 절실"

Q. 현재 어떤 무기 지원이 가장 절실한가요?

반격에 필요한 모든 무기가 필요하지만 사실은 민간을 보호하기 위해서 방공 무기가 필요합니다. 레이더 같은 무기가 필요합니다. 러시아의 공습은 특히 밤에 많이 있는데요. 레이더와 같은 방공 장비가 우크라이나 국민들 안전을 지키고 있고, 우리에겐 더 많은 방공 장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지원이 필요한 것은 지뢰 제거인데요. 농민들은 농사를 짓기 위해서 밭으로 나갔는데 지뢰를 밟으면서 목숨을 잃고 있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뢰 제거를 위한 장비가 필요하고 지뢰 제거 차량이 필요합니다. 이런 차량들이 우크라이나 국민들 목숨을 구할 수 있습니다.

Q.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지난달 외신 인터뷰 내용도 알고 계십니까?

어제(16일) 윤 대통령님과 만났습니다. 한국에서 무기 지원이라는 문제는 매우 어려운 문제라는 것을 잘 알고 정치계에서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군사적인 부문에서도 활발한 협력을 기대하겠습니다.

Q. 현실적으로 한국의 살상무기 지원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이를 제외하고 한국의 지원을 바라는 분야는 무엇입니까?

인도적인 지원이 확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의료장비도 필요하고 지뢰제거에 필요한 장비도 필요합니다. 구급차량, 수송 차량이 필요합니다.

그녀는 16일 윤석열 대통령 접견을 시작으로 외교부, 국방부 등 관련 부처 장관들과 잇따라 만나 지원 요청에 나서며 바쁜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 "조국을 지키려는 마음으로 싸운다…"평화 위해 계속 싸울 것"

Q. 우크라이나에게 휴전 아닌 승리가 필요하다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생각하는 종전의 조건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평화가 찾아오기 위해서 수많은 조건들이 필요합니다. 영토보존, 포로로 잡힌 우크라이나 사람들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 정의가 이루어지는 것, 그리고 국제 재판소 설립해서 비인도적 전쟁 범죄에 대한 조사와 재판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또 국제사회로부터 안전 보장이 필요합니다.

Q."끝까지 헤엄쳐 나갈 것이다" 라는 말을 했었는데, 국민들의 꺾이지 않는 항전의지는 어디서 나오는 것입니까?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남성, 여성을 떠나 조국을 지키려고 합니다. 우리는 침략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땅, 우리의 국민들을 지키려고 합니다. 우리 부모님, 아이들, 가족들을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가 필요없습니다. 우리는 살고자 합니다. 보호하고자 합니다.

■ "전쟁 겪은 한국과 우크라이나, 공통점 많아… 다양한 분야에 도움 필요"

그녀는 지난 겨울 전기와 수도, 인터넷 등 기본 인프라가 다 마비된 시기에도 국민들이 함께 이겨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가 재건은 이미 시작됐고 전쟁을 피해 우크라이나를 떠난 국민들이 안전하게 돌아와 생활할 수 있도록 기반시설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Q.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무엇을 해주길 바라십니까?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를 많이 지지하고 지원하고 있다는 걸 잘 압니다. 한국이 조금 더 우크라이나 지지하는 데에 용기를 내기를 바랍니다. 물론 한국 기업이나 정부가 우리를 돕는 데 여러 문제가 있다는 걸 압니다. 그래서 한국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어떤 조치를 해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Q. 지도자 입장에서 전쟁 뒤 국가 재건도 중요한 현안입니다. 구상중인 방향이 있는지, 한국의 지원이 필요한 분야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피난 간 사람들이 우크라이나에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기반 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는 국제 파트너를 찾고 있고 한국 기업들과 정부와 협력해서 그런 지원을 받고 싶습니다. 특히, 전쟁으로 장애가 생긴 국민 등 사람들이 자기 고향으로 돌아올 때 필요한 시설을 갖추는 게 과제입니다. 한국 측에서도 이런 한 가지 프로젝트를 선택해서 진행하게 되면 좋겠고 기업 참여도 필요합니다.

전쟁이 발발한 직후 젤렌스카 여사는 SNS나 인터뷰 등을 통해 전쟁의 실상을 알리면서 주목을 받았고 여론을 이끌어냈습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초반만큼 관심을 받긴 어려워진 게 사실이지만, 그녀는 국제사회의 끊임없는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Q. 초반에 비해 관심이 식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외부로부터의 지원이 어려워질 경우를 대비한 정부의 계획이 있습니까?

정부의 계획이 있겠지만 계획을 밝힐 순 없습니다. 다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우리가 우크라이나 승리를 위해 너무 많은 희생을 했습니다. 우리가 이만큼 힘든 길을 걸어왔다면 지금 우리가 멈출 수 없겠죠. 다른 나라로부터 자본이나 물자 지원 등이 많이 있었는데요. 우리가 지금 멈추게 되면 지금까지 우리가 받았던 지원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국제사회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멈추지 않을 것을 기대하고 싶습니다.

두 자녀를 둔 어머니인 젤렌스카 여사는 우크라이나 아이들이 꿈을 꿀 수 있는 평화가 찾아오도록 국제 사회의 끊임없는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Q. 자녀가 둘 있는데 전쟁 이후 가족들이 처한 상황도 많이 달라졌을 것 같습니다.

제가 외국에 나갈 때 제외하고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다행이지만 남편을 보는 건 정말 힘듭니다. 저의 아이들 말고도 다른 아이들이 교육을 안전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저는 관심이 많습니다. 모든 학교는 대피소가 준비되어야 하는데, 아직은 그게 안 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무런 꿈을 꿀 수 없고, 계획도 세울 수 없습니다. 여행도 갈 수 없습니다. 심지어는 내일 모레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가 없습니다. 지평선이 좁아진다는 상황에서 계속 있습니다. 아이들은 꿈 꾸어야 하는 나이인데요. 우크라이나 아이들은 이런 꿈을 꿀 수 없고 그런 꿈 꾸는 시간을 갖출 수 없는 게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황정호 기자 (yellowcard@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